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불똥 튄 한국 화장품…일본 원재료 우려에 주가 '뚝'

입력 2019-08-05 10:52  

화장품 원재료, 향후 수출 규제 적용 우려에 투자심리 부진
국내 화장품 "현재 이산화티타늄 분말 사용 영향 없어"
증권가 "일본 화장품 매출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에 주목해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한국 화장품에 불똥이 튀었다. 국내 화장품이 일본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에 향후 화장품 원재료도 수출 규제 품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져서다.

5일 오전 10시30분 현재 LG생활건강은 전날보다 2만8000원(2.30%) 하락한 119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4.60%나 하락하고 있다. 이날 장중 12만4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최저가를 다시 썼다. 클리오도 2.76% 내리고 있으며 토니모리도 4.86% 하락 중이다.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여파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화장품 원료는 이번 수출 규제 범위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화장품 산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수입하는 일본 원료도 향후 규제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 이에 국내 화장품 회사의 주가가 떨어졌다. 지난 2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2.79% 하락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2.25% 내렸다. 클리오도 2.69% 하락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7.36%나 급락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배경으로는 한국 화장품 업계가 일본으로부터 가장 많은 화장품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는 1억3500만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 원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단일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여름 대표 화장품인 선크림은 일본에서 수입한 고순도 이산화티타늄 분말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현재로서는 영향이 없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의 '전략물자 수출령 및 화물 등 조례'에 따르면 이산화티타늄 분말은 항공기 인공위성 등 우주 개발용 비행체에 들어가는 구조물 엔진 부품 등이 규제 대상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이산화티타늄 분말과 관련해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일본 수출규제 대상이 확대돼 이산화티타늄 분말에까지 영향이 있더라도 일본 미국 중국 등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선크림 등 화장품 공급 및 사업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도 "현재 이산화티타늄 외에 다른 원료도 사용하고 있는 지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규제 대상이 아닌 만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향후 일본 원재료 수입을 우려하기보다는 반사이익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백화점에서 SK-II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헬스앤드뷰티 스토어에서 일본 브랜드 매출 감소는 미미하지만,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리브영에선 7월 일본 브랜드(키스미 시세이도 우르오스 하라다보 등) 매출이 전달보다 한 자릿수 감소했다"며 "클리오 등 국산 브랜드의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추가로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국내 화장품 구매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명동 홍대 동대문 등 상권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정치 이슈에 민감하지 않은 10~20대가 많다는 점에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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