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홍콩시위에도 집값 여전히 오르는 이유

입력 2019-08-13 17:02  

아시아주식이야기

이문 안다자산운용 홍콩법인 매니저



지난 6월 9일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 사태에도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홍콩 부동산가격지수인 센터라인시티인덱스(CCI)는 7월 셋째주 기준 189.43을 기록해 시위 사태 이전인 6월 초에 비해 1.7% 올랐다. 연초 대비 10%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며 시작된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면서 관광, 소매, 요식업 등 업종에 대한 타격이 점점 커지고 있으나 집값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이는 주식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홍콩의 유통, 소매업체인 ‘주대복(Chow Tai Fook)’, ‘사사(Sa Sa)’ 등은 연초 대비 주가가 거의 안 올랐거나, 하락했지만 부동산 회사인 ‘선홍카이(SHK)’, ‘링크리츠’, ‘헨더슨(Henderson)’ 등은 15~30% 이상 상승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인 홍콩 집값이 쉽게 꺾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의 해답은 글로벌 금리, 공급 부족, 그리고 정부의 세수 구성에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요인은 미국의 금리 인하로 글로벌 금리가 다시 하향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달러페그제를 시행 중인 홍콩도 이 같은 영향으로 부동산을 비롯해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이 올해 들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정부는 2012년 이후 투기성 수요를 막기 위해 외국인과 외국기업들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집값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특별인지세를 부과했으나, 부동산 가격 억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 자금이 낮은 금리로 인해 결국 부동산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원인은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있다. 홍콩 전체 1108㎢의 토지 가운데 2018년 말 기준 주거 또는 상업용으로 개발된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농지 또는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지난해 홍콩 정부는 5000억홍콩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란타우 이스트 인공섬 조성 계획을 발표, 10년 후 110만 명이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다. 개발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10년 이상 걸린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홍콩반환 직후인 1997년, 둥젠화 초대 행정장관이 발표했던 10년간 매년 8만5000가구 주택건설 계획과 오버랩된다. 당시 홍콩 정부는 이를 통해 70% 이상의 홍콩 주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부동산개발업체, 주택보유자들의 거센 반대와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로 좌초됐다. 2005년 중도 사임한 둥 장관의 뒤를 이어 집권한 도널드 창 2대 장관은 2012년까지 7년 임기 동안 정부의 임대아파트 공급을 대폭 줄였다.

세 번째로는 홍콩 정부의 세수 구성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기준 홍콩 정부의 전체 세수(6198억홍콩달러) 가운데 토지분양대금 1648억홍콩달러를 비롯해 부동산거래 인지세, 임대수익 등을 합산한 금액은 전체 세수의 4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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