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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든 것은 사라지는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5-02-04 17:45:06
내가 열대여섯 살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집개가 사라졌는데, 하루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가 개의 귀환을 기다리는 마음을 접은 것은 보름쯤 지났을 때다. 개는 사라졌고, 다시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슬픔이 밀려왔다. 가족의 사랑을 받던 개가 사라지고 빈집과 사료 빈 그릇만 덩그러니 남았다....
태어나서 미안하구나!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5-01-21 17:28:00
나는 잘 살고 있나? 정녕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어느 날 양치질을 하다가, 혹은 횡단보도 앞에서 무연히 서 있다가 울컥하는 물음과 마주칠 때가 있다. 느른한 권태와 의심에서 솟는 물음에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것이다. 그건 그 물음에 생에 대한 원초적 불안과 두려움이 들어 있는 탓이다. 물음의 이면엔...
새해에 생각하는 교양의 쓸모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5-01-07 17:43:12
꽤 오래된 일이다. 서울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내를 만났다. 남루한 매무새로 손을 내미는 나이 쉰쯤 되는 사내가 요구한 것은 5000원이었다. 잠시 관찰해 보니, 그는 적은 돈은 거절하고 큰돈에는 거스름돈을 내주고 딱 5000원만 챙겼다. 그가 어떤 기준으로 구걸 액수를 5000원으로 정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태도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12-17 17:38:31
겨울 해는 점점 늦게 뜨고 빨리 진다. 이미 일년초 식물의 잎과 줄기는 덧없이 시들었다. 활엽수는 한파 속에서 헐벗은 채 떨고 있다. 저물녘 가로수의 그림자가 길어질 때 마음에 고적함과 쓸쓸함이 번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올해 다섯 해 만에 새 시집이 나오고, 책을 두어 권 더 썼다. 시력은 더 나빠지지 않고,...
첫눈 오는 새벽에 깨어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12-03 17:30:09
새벽에 거실로 나왔는데, 웬일인지 창밖이 대낮처럼 환하다. 거실에서 밀랍인형처럼 서서 창밖을 바라보니,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다. 첫눈이다!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른다. 첫눈치고는 믿기 힘들 만큼 눈송이는 굵고 양도 풍성하다. 이미 전나무 가지며 이웃집의 지붕에 폭설이 소복하게 쌓이고 있다. 나는 탐스럽게...
당신이 피로하다고 말하는 순간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11-19 17:30:34
언제부터인가 얼굴도 없는 유령이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이 유령은 어슬렁거리다가 소리 없이 다가와 우리 뒷덜미를 잡아챈다. 마치 먹잇감을 찾는 맹수같이 우리를 표적 삼는 이 유령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것은 바로 피로이다. 기분도 느낌도 아닌 이것, 피로는 유령처럼 형체가 분명치 않다. 피로는 항상 더 많은...
우정의 가치를 되새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11-05 17:34:58
마음에 둔 벗을 헤아려보니, 선뜻 떠오르지 않아 쓸쓸하다. 북향 하늘을 가로지르는 쇠기러기 떼가 돌아오는 가을이면 불현듯 그립고 흠모하는 벗이 아주 없지는 않다. 젊은 시절 밤새 호기롭게 술을 마시며 기쁨을 과장하던 벗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어떤 벗은 소식이 끊겨 생사조차 알 수가 없다. 안타깝지만 세월이...
한국문학을 크게 칭찬함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10-15 17:32:36
지난주 목요일 저녁 8시가 막 지나 스웨덴 한림원은 한국 작가 한강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공표했다. 저 대륙 건너에서 발화된 그 공표가 외신으로 날아든 그 순간,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의 이름이 낯선 발음으로 호명되는 그 찰나, 나는 도무지 믿기지 않아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나이를 얼마나 먹어야 어른이 될까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09-24 17:21:58
늦더위도 물러간 이른 가을 오후, 동네 카페에서 창밖 단풍 드는 활엽수를 보다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건 놀랍고도 하찮은 기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낮과 밤이 오고 숱한 생명체들이 번성하는 이 작은 녹색 행성에서 한 생을 보낸다는 게 기적이 아니라면 무어란 말인가! 그렇지만 우리가 죽기 전 지구에서 5500만㎞...
가을의 기척을 먼저 알아차리는 기쁨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2024-09-03 17:21:56
새벽에 깨자마자 ‘가을이다!’라는 낮은 외침이 입에서 터져 나온다. 온몸으로 체감되는 가을의 기운이 역력하다. 불과 며칠 전 속옷이 땀에 젖은 채 깨어나 망연히 앉아 있던 새벽과는 이마에 닿는 공기가 완연하게 달라진 거다. 여름이 갑자기 끝나버려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폭염과 열대야로 입맛을 잃은 탓에 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