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킹' 국내선 관객 500만명 못 미쳐…'겨울왕국' 절반 밑돈 이유는?

입력 2019-08-20 17:17   수정 2019-08-21 03:16

디즈니 영화 ‘라이온 킹’이 ‘겨울왕국’을 제치고 역대 최대 흥행 애니메이션 영화에 등극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겨울왕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라이온킹’은 모든 동물 캐릭터를 정교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구현한 이른바 ‘실사 애니메이션’ 영화로 불린다.


20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라이온킹’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세계에서 14억3742만달러(약 1조7400억원)를 벌어들여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흥행작인 ‘겨울왕국’의 12억7648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에선 19일 기준으로 473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최종 500만 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왕국’(1029만 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국내 흥행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는 한국 관객이 중시하는 감정적인 울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니메이션인데도 의외로 “무섭다”고 반응한 관객이 많았다. 일부 아이들은 극장에서 울기도 했다. 동물 캐릭터들이 진짜처럼 정교한 탓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의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게 문제였다. 사자 심바가 다른 동물들과 격투를 벌이거나 도망치는 장면에서 잡아먹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줬다고 한다. 또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 변화를 살릴 수 없어 애니메이션 특유의 호소력을 전달하지 못했다. 1994년 원작에선 동물 캐릭터들이 리듬에 맞춰 좌우로 고개를 흔들면서 나아가는 식으로 유쾌함을 전달했다. 장면의 성격에 따라 캐릭터의 표정을 축소 혹은 과장해 표현했다.

시대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한 채 원작 애니메이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른 것도 문제였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실사화에만 충실했고 이야기를 현대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령 스카가 왕위에 오른 뒤 암컷들을 자신의 소유화하는 장면들에 대해 젊은 엄마 관객층이 탐탁지 않게 받아들였다.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를 그대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성공한 디즈니 영화들이 여성의 역할을 강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1000만 명을 돌파한 ‘알라딘’ 실사판은 원작과 달리 여성 캐릭터를 진취적으로 변화시켰다. ‘알라딘’이 세계 흥행 수익(10억4044만달러)에선 ‘라이온킹’에 못 미쳤지만 한국에서는 두 배 이상 관객을 모은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겨울왕국’도 강인한 자매 이야기를 흥행 동력으로 삼았다.

강력한 경쟁작들에 관객을 뺏긴 탓도 있다. 앞서 개봉한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801만 명)과 ‘알라딘’(1250만 명)이 장기 상영에 들어간 데다 한국 영화 화제작 ‘엑시트’ ‘봉오동 전투’가 뒤따라 개봉하면서 관객 수를 나눈 것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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