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받았다" vs "그런 사실 없다" 상처뿐인 지소미아 종료 연기 끝 한일감정 최악

입력 2019-11-25 09:29   수정 2019-11-25 10:26



일본의 사과 문제가 한·일 사이에 또 다른 진실 공방으로 번지면서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정부로부터 외교 라인을 통해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곧바로 사과 사실을 부인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내에는 일방적 양보라는 비판이 있다"며 "그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청와대가 일본에 항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정치권에서도 지소미아 파기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 나경원 "靑, 지소미아 파기 압박으로 뭘 얻어냈는지 설명하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 회의에서 “판정승이다”, “완승이다”, “Try Me”, “사과해라”, “사과 받았다”, “사과 한 적 없다” 등의 오간 발언을 인용하며 "정말이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이게 도대체 무슨 창피한 모습인가"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본 정부도 그런 국내정치용 여론전 그만하라"면서 "청와대는 더 이상 너저분하게 늘어놓을 필요 없다. 막판 지소미아 파기 철회 결정이 진정한 외교적 성과라면,
그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지소미아 파기 압박으로 뭘 얻어냈는지 설명하라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소미아 연기라는 결정 자체는 정말 불행 중 다행이다"라며 "그런데 이 연기 결정이 지난 지소미아 소란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그러기엔 대한민국이 잃은 것이 너무나 많다. 한미동맹을 깊은 불신의 늪으로 밀어 넣었고, 한미일 공조를 와해 수준까지 끌고 갔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면 미국이 일본에 대해 경제적 보복을 철회하라고 설득해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소미아 종료를 취소하라는 총공세에 맞딱뜨렸고 정권도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나 원내대표는 "지소미아 논란은 문재인 정권 외교안보라인의 한심하고도 위험한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으므로 책임을 물어 모두 경질해야 한다"면서 "현재 외교안보라인으로는 방위비 협상도 불리하다. 또 질질 끌려다니면서 얻어맞기만 할게 분명하다"라고 우려했다.

◆ 정의용 "일본이 터무니 없는 주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합의안 발표를 진행한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일본 측의 합의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며 "이는 한·일 간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만일 이런 내용으로 합의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덧붙이면 영어로 ‘try me’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쪽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상대방을 계속 자극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you try me’, 제가 그런 말을 일본에 하고 싶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일본에선 22일 지소미아 종료 연기 합의 후 아베 총리의 외교 성과로 치장하는 자화자찬식 평가가 잇따랐다. 산케이신문은 전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일본의 퍼펙트 게임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 감축까지 거론했다고 미 국방부가 부인한 내용을 다시 보도했다.

양국이 내부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양새 속에 한일 외교관계는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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