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SUV 장점만…볼보 V60 CC, 줄서서 산다 [신차털기]

입력 2020-06-07 07:30   수정 2020-06-07 13:31


'해치백·왜건의 무덤'인 한국에서 없어서 못 사는 왜건이 있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CC)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외의 차량은 쉽게 선택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승차감을 원한다면 세단을, 짐을 싣는다면 SUV를 고르고, 중간 지점은 외면한다. 현대차마저 프리미엄 왜건을 표방하며 출시했던 i40를 단종하고 벨로스터와 i30도 수출 위주로 생산하는 처지다.

그런 점에서 볼보 V60 CC는 매우 특이한 차량이다. 여느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일절 할인이 없지만,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지난해 초 출시한 차량이지만, 아직도 대기 기간은 6개월을 훌쩍 넘긴다. 출시 당시에는 출고대기가 1년을 넘길 정도였으니 그나마 줄어든 편이다.


직접 만나본 V60 CC는 줄을 서서라도 사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기존 왜건이 세단과 SUV의 중간 어딘가에 존재했다면 V60 CC는 세단의 장점과 SUV의 장점을 절묘하게 결합해 패밀리카로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주말 '차박(車泊)'에 적합한 유전자도 갖추고 있었다.

중형차에 해당하는 V60 CC의 전장·전폭·전고는 4785·1850·1490mm로 쏘나타, K5보다 전장이 짧고 전고가 높은 편이다. 외관은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헤드램프와 볼보 특유의 그릴, 스포일러를 적용해 패밀리룩을 살렸다. 실내 역시 볼보의 디자인 코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동급 세단인 S60, SUV인 XC60과의 차이점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대신 축간거리가 2874mm에 달해 S60이나 XC60보다 길었다. 왜건인 V60 CC가 패밀리카로 인기를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긴 축간거리는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보장한다. 앞좌석을 운전하기 편한 상태로 맞춰놓고 뒷좌석에 타보니 다리를 비스듬히 펴고 앉아도 될 정도로 공간이 남았다.


유모차나 자전거를 싣는 트렁크도 공간을 무기로 삼는 SUV보다 넓다. V60 CC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529L로, 동급 SUV인 XC60의 505L에 비해 더 크다. 뒷좌석을 접어 트렁크 공간을 늘려도 V60 CC 1441L, XC60 1432L로 V60 CC의 승리다.

승차감은 세단보다 쾌적했다. 동급 세단의 경우 고속 주행에서 통통 튀는 듯 가벼운 느낌을 줬지만, V60 CC는 묵직한 주행이 가능했다. VC60 CC의 지상고는 210mm에 달해 세단보다 높지만, 트렁크 공간 등의 차이로 인해 공차중량이 140kg정도 늘어나면서 주행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늘어난 무게 덕분인지 시내 저속 주행이나 고속도로 주행에서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잔진동이나 떨림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급가속을 하지 않고 엔진 회전수를 2000rpm 정도에서 유지하면 독일 고급 세단이 연상될 정도의 승차감이 몰려왔다. 뒷좌석에 탄 동승자는 "중형차인데도 사장님 차 느낌이 난다"고 평가했다.


승차감과 주행감, 실내공간 등에 있어서 V60 CC는 세단과 SUV의 장점만 모아놓은 차로 평가할 수 있다. 운전 역시 볼보의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탑재된 덕에 안전하면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의 19개 스피커는 실내공간을 웅장하면서도 선명한 음악으로 가득 채워준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오가며 시승을 하던 중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썬루프가 다소 곡선으로 설계돼 차량의 개방감이 유독 높았고, 센터콘솔 뒤에서는 USB포트가 아닌 230V 콘센트가 탑재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나 볼법한 독서등도 마련되어 있다. 이에 대해 볼보 코리아는 국토 대부분이 숲이나 호수로 이뤄지고 긴 여름을 가진 스웨덴의 특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즐길 권리를 '알레만스라텐'이라는 법으로 지정할 정도인 만큼, 스웨덴 자동차 역시 차 안에서도 쾌적하게 자연을 즐기도록 설계됐고, 캠핑이나 카박 등을 즐기는데 적합하도록 콘센트나 조명을 구비했다는 의미다. 주행 모드에서는 험지 주행을 위한 오프로드 모드를 제공한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나며 차박, 캠핑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에서도 매우 반길만한 요소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합치고 캠핑에도 적합한 V60 CC에도 한계는 있다. S60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해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동력 성능을 동일하게 내지만, 최고속도나 가속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평일엔 혼자 펀 드라이빙을 즐기고 휴일엔 가족과 탈 패밀리카를 찾는다면 V60 CC는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볼보 V60 CC 가격은 트림에 따라 5280만~5890만원이다. 출고대기 기간이 길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은 노리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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