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재산권 침해는 자유를 파괴한다

입력 2020-06-25 18:02   수정 2020-06-26 00:06

재산권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재화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고, 그것으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를 자기 뜻대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교환은 재화의 소유권, 즉 재산권을 맞바꾸는 것이다. 내가 식품점에서 사과를 구입하면 식품점 주인의 것이었던 사과가 이제 나의 것이 돼 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고, 나의 것이었던 현금 3000원(사과값)이 식품점 주인의 것이 돼 그의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게 된다. 교환은 가치를 적게 평가하는 사람으로부터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에게로 재화를 이동시키는 것이므로 교환은 그 자체로 가치를 창출한다. 교환이 많아질수록 가치가 많이 창출돼 경제가 성장하고 사람들은 풍요롭게 생활할 수 있다.

재산권을 제한하면 내 마음대로 처분할 것이 줄어 교환 활동이 감소한다. 자연히 가치 창출이 줄어들어 경제가 쇠퇴한다. 열심히 일할 유인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유인도 줄어든다. 그래서 재산권을 제한하면 생산성이 하락해 경제가 쇠퇴한다. 재산권을 극단적으로 제한해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나타난 극도의 빈곤과 몰락이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정부에 의한 사유재산권 침해와 제한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시가 문화공원으로 지정한 경복궁 옆 부지는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사유지다. 서울시가 그곳을 일방적으로 문화공원으로 지정해버렸다. 그로 인해 대한항공은 그 부지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못 하고 있다. 최근 빚어진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이 땅을 팔려고 해도 팔 수가 없다.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 때문에 누구도 그 땅을 사려고 하지 않아서다. 서울시의 사유재산권 침해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최첨단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원전 부품 제작사다. 갑작스러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매출이 급감하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회사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2조4000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그것도 모자라자 정부가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이 원자력회사를 마음대로 풍력, 가스터빈 사업체로 전환시키려고 한다. 정부가 사기업의 운명과 경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 기업 간 ‘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하려 하고 있다.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의 이윤은 그 재화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성공적으로 팔렸을 경우에 발생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실을 본다. 대기업에는 소비자 선택에 따른 위험이 있다. 대기업에 부품을 제공하는 협력업체에는 그런 위험이 없다. 최종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협력업체와 이윤을 공유하라는 것은 모순이다.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 경영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기업 경영권에 대한 간섭과 침해를 초래하는 많은 법을 쏟아내고 있다. 다중대표소송제를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 전속고발제 폐지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해고·실직자의 노조 가입을 가능케 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240년 전 이렇게 경고했다. “국민이 재산 소유를 보장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나라, 계약의 법적 효력이 신뢰받지 못하는 나라, 그리고 채무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채무를 상환하도록 강제하는 데 국가의 권위가 합당하게 활용된다고 믿기지 않는 나라에서는 상업과 제조업이 오래도록 번성할 수 없다.” 우리 경제가 날이 갈수록 활기를 잃고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유재산권이 중요한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사유재산권이 개인 자유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사유재산권이 있어야 개인은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 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굴종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산권을 훼손하는 것은 사람들의 자유를 파괴하는 것이다.

재산권이 제한되고 간섭받을수록 개인의 자유는 그만큼 줄어든다. 지금은 대기업이나 일부 사람에게 국한되는 이야기지만 이런 추세라면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다. 조금씩 먹구름이 밀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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