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아파트 열풍, 위기의 신탁업 구하나

입력 2020-07-15 08:41   수정 2020-07-15 08:43

≪이 기사는 07월15일(06: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바닥내고 있습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초 주요 업종 가운데 ‘최악’ 평가를 받았던 부동산 신탁업 전망까지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15일 한국토지신탁에 따르면 직접 시행을 맡은 충북 ‘증평 코아루 휴티스’ 아파트는 지난달 분양을 100% 완료했는데요. 작년 대규모 미분양으로 우려를 샀던 곳임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충북에서만 작년 5월 3412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주택이 지난 5월 365가구로 80% 넘게 급감했습니다.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11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최근 위기에 처해 있던 부동산 신탁회사의 재무안정성에 희망적인 신호입니다. 부동산 신탁회사는 땅이나 건물 소유자의 요청을 받아 개발이나 운용, 관리를 대신해줍니다. 관련 사업의 수익은 소유자에게 넘어가고 신탁회사는 신탁보수(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취근 수년 간 수주한 개발 사업 중 상당수는 차입금까지 직접 조달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많은 지방 아파트 사업이 2018년부터 저조한 분양률을 나타내면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분양 완료가 장기간 어렵다고 판단하면 신탁회사는 차입금 관련 대손충당 비용을 쌓아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큰 손실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영월 코아루 다미아’, 경북 북천 ‘코아루 하트리움’ 등 지방 아파트 분양 실적이 연달아 저조하게 나오면서 신용평가사로부터 ‘부정적 전망(outlook)’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지방 사업장이 유난히 많은 부동산 신탁회사들은 올해 신용등급 강등 압박이 큰 대표 업종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4개사의 신탁계정 대여금은 2019년 말 3조2613억원으로 2015년 말 7704억원의 4배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입니다.

부동산 신탁회사의 재무안정성은 뜨겁게 달아오른 부동산 매수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IB) 담당 임원은 “시중에 돈이 너무 많다”며 “지금처럼 고위 공무원의 아파트 매각을 압박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만으로는 가격 급등을 막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은 작년 말 4만7797가구였는데요. 지난 5월 말에는 3만3894가구로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6% 줄었습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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