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의사소통 수단인 SNS…CEO에겐 '양날의 칼' 될 수도

입력 2020-08-06 15:20   수정 2020-08-06 15:23


흔히 정보화 시대 거대 권력기관의 감시자 역할을 빗대 ‘빅 브러더’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가 빅 브러더보다는 ‘스몰 브러더’가 감시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나의 강력한 감시자가 아닌 수없이 많은 사람이 서로를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겁내는 것은 특정 정부기관(빅 브러더)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다른 사람(스몰 브러더)이 나에 대해 갖게 될 판단이다. 스몰 브러더의 세상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심심풀이 삼아 타인의 사적인 삶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간혹 댓글로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 채널로 시작했던 SNS는 이제 기업과 경영자들에게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됐다.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경영자가 SNS에서 편하게 던진 말 한마디가 때로는 기업의 주가를 출렁이게 한다.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그 사례다. 2020년 5월 머스크는 “테슬라의 주가가 너무 높다”는 말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순식간에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시가총액 17조원이 한순간에 증발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로 곤욕을 치른 것은 이뿐만 아니다. 2018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마디 올렸다가 벌금 2000만달러를 내고,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스몰 브러더 시대에 경영자의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SNS를 기업 홍보 전략으로 활용한 사례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매만지는 모습, 불닭볶음면을 먹어본 후기 등 평범한 일상을 공유한다. 그가 올리는 게시물 중에는 이마트의 자체상표(PB)인 노브랜드 상품이나 피코크 제품들도 섞여 있다. 그의 SNS를 본 소비자는 타사 PB보다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더 선명하게 인식한다. 이마트 PB가 성공한 비결 중 하나로 정 부회장의 SNS가 꼽히는 이유다. 정 부회장 자신이 일종의 SNS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소비자에게 십분 활용한 것이다.

스몰 브러더 시대는 어떤 경영자들에게는 살얼음판 같이 조심스럽고, 어떤 경영자들에게는 답답했던 기업 홍보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며 아예 SNS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모두가 인터넷으로 이어진 ‘초연결시대’에 스몰 브러더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기꺼이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한 경영자들만이 혜택을 입을 것이다.

양신혜 < IGM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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