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의 데스크 칼럼] 코로나가 되살린 스마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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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2 17:39   수정 2020-09-03 00:22

[김태완의 데스크 칼럼] 코로나가 되살린 스마트워크

3년간 재택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같은 암울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쉽진 않았다. 업무 집중력 저하, 회사와의 의사소통 문제, 가족과의 마찰 등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일시적이었다. 상황에 적응되고 나니 훨씬 편했다. 일과 생활 모두에 여유가 생겼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해 생산성만 유지할 수 있다면 먼 훗날 재택근무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그런데 그런 사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때문에 말이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중 큰 변화의 하나가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다. 정부가 제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따르면 1단계에는 기업에 유연·재택근무 등 활성화를 권장한다. 2단계에는 재택근무 등을 통한 근무인원 제한을 권고하고, 3단계로 가면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
기업 10곳 중 4곳이 재택근무
이미 2.5단계에 접어든 지금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기업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IT기업 대부분이 3단계 기준의 재택근무를 한다고 한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대면 취재가 쉽지 않고, 건강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는 기자가 많아졌다. 취업정보업체인 사람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를 하고 있고, 특히 대기업의 96%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이런 근무형태를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택근무에 대한 평가도 예상 이상이다. 업무의 상당 부분을 원격근무로 대체해도 차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외 사업을 하는 한 지인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안 게 가장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한다. 이대로 가면 기업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을 위해서라도 재택근무를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건 가족친화적이 된다는 사실이다. 급속한 가족의 해체,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우리에게 또 다른 해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포스코가 최근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다.
스마트워크 장애물 무너뜨려
10여 년 전부터 ‘스마트워크(smart work)’라는 말이 유행했다. IT를 활용,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일을 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은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기업 생존에 필수조건”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면서 주거지역 인근 사무실에서 일하는 스마트워크센터와 재택근무제가 속속 도입됐다.

박근혜 정부는 아예 스마트워크를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스마트워크촉진법을 제정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렇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 고용에 대한 불안 그리고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장애물로 꼽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런 장애물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분명 우리 사회에 큰 위기다. 하지만 먹구름이 지나간 뒤 내리쬐는 햇살처럼 우리 사회를 진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재택근무의 확산도 그런 변화 중 하나였으면 한다.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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