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포도청 사건기록 엿보니 민초들 생활상 한눈에

입력 2020-09-10 17:21   수정 2020-09-11 02:50

조선시대는 행정이 경찰, 군사 등과 분리되지 않아서 범법자를 구금,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이 다양했다. 의금부, 사헌부, 형조, 병조, 한성부는 물론 승정원, 종친부, 의정부, 예문관 등이 죄인을 직접 잡아들였다. 나중에는 비변사와 포도청이 추가됐는데, 도적을 잡는 곳이 포도청이었다.

《조선경찰》은 조선시대 경찰의 역할을 한 포도청의 등장과 활약상을 통해 당대 민중의 삶을 들여다본다. 도적의 발호를 막기 위한 대책을 처음 내놓은 것은 성종 때였다. 1469년 즉위와 동시에 성종은 전국 관찰사에게 유시를 내려 도적의 횡포를 근절토록 지시했고, 도적의 발호가 심한 서울, 경기, 황해도에 포도장제를 시행했다. 이어 중종 때에는 포도장이 포도대장으로 승격됐고, 1545년에는 ‘포도청’이라는 명칭이 실록에 등장했다.

포도청은 1894년 갑오개혁 때 경무청이 신설되면서 설치 400여 년 만에 흡수·개편됐다. 경무청은 일본을 통해 들어온 서구식 경찰제도다. 파리경찰청과 런던경찰청을 모델로 삼았다. 파리에서는 1829년 처음 제복경찰관이 등장했다. 같은 해 영국에서는 내무장관 로버트 필이 런던경찰청을 발족시켰다.

저자는 “우리 포도청은 1500년대 이미 제복을 갖추고 포도(捕盜), 야순(夜巡·야간 순찰), 금란(禁亂)을 행했다”며 “비록 경무청을 통해 외압적으로 현대로 넘어왔지만 기본적인 경찰 업무는 조선시대 포도청의 맥을 잇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조선 왕조를 떠받쳤던 경찰제도의 특징과 변화, 죄인을 잡아가두는 직수 기관과 비직수 기관, 관찰사를 중심으로 한 지방 경찰제도, 한성부와 경기도 일대 치안을 맡았던 포도청의 형성과 직무 등을 두루 살핀다. 순라제도와 방범, 기찰과 신문, 형벌 종류와 금지된 형벌 등의 내용이 흥미롭다. 특히 포도청의 세세한 사건 기록을 정리한 ‘포도청 등록’을 바탕으로 범죄수사, 풍속 교정, 임금 호위, 암행어사 활동 등에 이르는 조선경찰의 광범위한 활약상을 전하고 있어 당대 백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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