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현대重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 두산모트롤 M&A에도 불똥 튀나

입력 2020-10-05 10:37   수정 2020-10-05 10:39

≪이 기사는 09월29일(15: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가 공식화되면서 IB업계에선 두산모트롤 M&A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부품 생산 계열사 현대코어모션을 출범시킨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인수할 경우, 그간 두산인프라코어에 유압기기를 납품해 온 두산모트롤은 현대코어모션 측에 물량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모트롤 인수 이후 중장기적인 투자 회수를 고민해야할 PEF입장에선 예상하지 못했던 전방산업 구도 변화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모트롤BG 인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소시어스PE-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프로젝트펀드 조성 막바지 절차에 돌입했다. 양 측은 올해 12월 종결을 목표로 거래절차가 진행 중이다. ㈜두산은 올해 11월을 분할기일로 두산모트롤BG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회사 '모트롤'을 설립할 예정이다.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은 모트롤 인수 가격으로 4530억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이 약 5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약 9배수준의 멀티플이 적용됐다.

모트롤은 주력 사업으로 유압기기와 방산부품을 꾸리고 있다. 이 중 유압기기 중 주로 굴삭기에 사용되는 주행모터, 선회모터, 메인펌프, MCV(메인컨트롤밸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유압기기부문의 주요 고객군은 국내에선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그룹코리아 등 굴삭기를 제조하는 일부 기업으로 한정돼 있다. 건설장비사업 특성상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진 못했지만, 국내에선 사실상 고객군이 세 곳으로 한정된 과점 시장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해왔다.

공교롭게도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 모트롤의 전신인 동명모트롤 인수를 두고 두산그룹과 경합하기도 했다. 결국 두산그룹이 인수전에 승리하자 현대중공업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주요 부품 공급처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M&A 대신 내부 육성을 통해 핵심부품 사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해엔 현대건설기계의 부품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현대코어모션을 설립했다. 현대코어모션의 주력 제품은 주행모터, 선회모터, MCV 등으로 모트롤의 사업과 일부 겹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3년까지 이 회사를 매출 1조원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모트롤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공식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모트롤은 두산그룹 편입 이후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내부매출을 올려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후 부품공급처를 현대코어모션로 변경할 경우, 모트롤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모트롤은 지난해 5626억원 수준의 매출 중 내수부문에서 약 23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모트롤 인수를 진행중인 PEF 입장에서도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론 모트롤이 시장 선두 점유율을 유지하더라도 PEF 특성상 추후 투자 회수 시점의 시장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두산그룹이 모트롤 매각 후 후순위출자자(LP)로 소시어스 컨소시엄에 약 400억원을 출자한 점을 고려하면 두산그룹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건설기계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내부에서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 건설장비 발주가 몰렸던 시기에 부품 공급이 원할하지 못해 수주 기회를 잡지 못한 적이 있었다"라며 "이후 그룹 내부적으로 자체 부품사업 육성 및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려는 기조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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