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카바나·아마존, 코로나 이후 자산경량화 경제 승자들

입력 2020-10-08 15:35   수정 2020-10-14 00:32


미국 중고차 산업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중고차 거래 스타트업 카바나(티커 CVNA)의 시가총액(7일 종가 기준 370억달러)이 지난해 9억달러 수준의 순이익을 낸 업계 1위 카맥스(154억달러·KMX)의 두배 이상이 됐다. 카맥스 주가가 올 들어 7.3% 오른 반면 카바나 주가는 135.7% 급등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카바나와 카맥스의 시총 역전 이유를 코로니19로 가속화한 ‘자산경량화(asset-light) 경제’에서 찾았다. 자산경량화란 유지보수 및 관리에 비용이 드는 유형자산을 줄이는 경영기법을 뜻한다. 미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마이크 몬타니 애널리스트는 “카바나는 코로나19 시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강력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에서 고른 중고차를 대형 자동판매기에서 비대면으로 가져갈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무형자산이 카바나의 시총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미 미 S&P500 기업들이 보유한 무형자산과 유형자산의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미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1975년만 해도 존재감이 미미했던 무형자산은 1995년 유형자산의 두배가 됐다. 2005년에는 4배, 2018년에는 5배가 될 만큼 기업 자산에서 부동산 등 유형자산보다 아이디어, 브랜드, 연구개발(R&D), 콘텐츠, 인적자원 등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코로나19로 디지털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강력한 무형자산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면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줌 등의 주가가 급등한 배경이기도 하다.


남다른 무형자산을 갖춘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거둔 성과는 눈부실 정도다. 대표 사례는 미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다. 테슬라의 핵심 무형자산인 주행 소프트웨어는 연구개발(R&D) 비용이 많이 드는 대신 설치비용은 적게 들기 때문에 높은 이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 증시에서 테슬라의 기업가치(3963억달러)는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합산 시총 이상이다. 전세계에 디즈니랜드 등 초대형 유형자산을 두루 갖춘 월트디즈니의 시총(2221억달러)은 넷플릭스(2358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이나마도 월드디즈니가 넷플릭스와 비슷한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 등을 갖춰둔 덕이라는 평가다. 연말 상장을 앞둔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앤비의 예상 기업가치는 호텔체인 메리어트(321억달러) 수준인 3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자산경량화 경제가 패러다임의 완전한 전환인지, 증시에 낀 거품을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말에 불과한지는 아직 논란의 대상이다. 카바나처럼 자산경량화를 이룬 기업 중 상당수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에게 주는 편리함 같은 유형자산의 가치를 과도하게 폄하할 수 없다는 반박도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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