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환율 전망으로 본 ‘외국인 바이코리아 지속 가능성’은…

입력 2015-03-02 09:30  

최근 들어 미국 달러화 가치가 구조변화 속에 지난 2년간 지속돼온 강세 추세가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주요 통화에 대해 달러 가치 동향을 알 수 있는 달러평가지수는 올들어 93∼95 범위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통화별로는 지난 2년 동안 달러 강세를 주도해 왔던 엔저 현상은 누그러지는 대신 유로화 약세가 달러 가치를 받치고 있다.



‘슈퍼 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올들어 달러 강세 현상이 주춤거리는 것은 미국 경제가 그동안 진행됐던 달러 강세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2.6%로 같은 해 3분기 5.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같은 분기중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호황을 기록한 애플을 제외하고는 특히 수출기업들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책당국자 사이에서도 추가 달러 강세에 대해서는 입장 차가 뚜렷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수렴되는 분위기이다. 재정정책 수장인 제이콥 루는 달러 강세가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취해 왔으나 다른 국가들이 속속 환율전쟁에 동참하면서 반사적인 달러 강세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통화정책 수장인 재닛 앨런은 작년 10월말 양적완화 종료 이전부터 일관되게 달러 강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최근에는 추가 달러 강세를 가져올 수 있는 금리인상에 대해 유연성까지 강하게 내빚쳤다. 미국 산업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무역대표부(USTR)의 마이클 프로만 대표도 지금의 달러 강세가 수출업체들에게 부담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으로 달러 가치의 향방은 변수가 많긴 하지만 FRB의 통화정책, 특히 금리인상 시기와 인상 후 속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12월 FRB 회의에서 결정된 올해 통화정책의 핵심은 `금리인상과 같은 주요 통화정책 결정은 인내심을 갖고 접근한다(patient approach to rising rates)`는 방침이다.


설 연휴 기간에 발표됐던 1월 FRB 의사록에서도 향후 금리인상 시기와 인상 후 그 속도에 대해 유연성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는 일부에서 거론하는 1994∼95년과 2004∼08년 금리인상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전철을 밝지 않는다는 의미로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로 금리를 인상해 지나치게 달러 강세가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2012년 12월 아베노믹스 추진 이후 2년 이상 지속돼온 엔저 국면은 앞으로는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엔저는 수출과 경기에 미치는 부양효과는 크지 않다. 그 대신 한국, 중국 등 인접국과의 통화 마찰과 일본 내에서도 수입업체,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엔저가 무역수지 개선과 이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는 일본의 무역구조가 `마샬-러너 조건(외화표시 수출수요의 가격탄력성+자국통화표시 수입수요의 가격탄력성>1)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무역적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궁극적인 목표인 디플레 탈출을 통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엔저’보다는 ‘역바세나르 협약(anti-Wassenaar arrangement)`1을 통해 그동안 엔저에 따라 발생한 일본 수출기업들의 특별이익을 임금인상과 배당을 통해 국민들에게 환원시켜 내수 확대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대신 앞으로 유로화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와 약세 폭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가 관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제금융 4개월 연장’으로 그리스 ‘부도’와 ‘그렉시트’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더라도 유로존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는 언제든지 유로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로 유동성이 풀릴 경우 실물경기에 미치기 이전까지 유로화 약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부존자원 의존도와 외화보유 정도에 따라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존자원 의존도가 높아 원자재를 수출하고 갈수록 보유 외화가 감소하는 베네주엘라, 러시아 등은 ‘국가 부도(default)’ 사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자국통화 가치의 불안한 국면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존자원 의존도가 낮아 원자재를 수입하고 보유 외화가 풍부한 대만, 싱가포르 등은 설령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 하더라도 외자가 유입되면서 자국통화 가치가 완만하게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 기업들은 환율구조모형 등을 통해 추정된 원.달러 환율의 적정수준이 1080원2 내외로 나오기 때문에 올 들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원화 가치의 움직임은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우리와 같은 신흥국 통화인 원화 환율은 적정수준에서 상하로 50원 범위대(적정환율 범위대)에서 움직이는 것은 정상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적정환율 범위 대에서 이탈된 것은 ‘위험 지대(오버 혹은 언더 슈팅)’로, 시간이 지나면 이 범위대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환율 예측도 이 범위대 하단 밑으로 떨어지면 상승하고, 이 범위대 상단보다 높아지면 하락한다고 보면 무난하다. 적정환율 수준은 우리의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 따라 개선되면 낮추고, 악화되면 높이면 된다.



특히 올해 남은 기간에는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환위험 관리를 잘하는 것이 외화운용에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때에는 ‘평균환율 수준’보다는 ‘적정환율을 중심으로 변동성를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환위험 관리방안이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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