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파격…"본사로 출근 말고 집 근처에서 일해라"

입력 2020-06-07 15:11   수정 2020-06-07 22:32

10∼20분 거리의 '거점 오피스' 설치 확대
박정호 사장 "언택트 트렌드, ICT 기업의 위기이자 기회"


SK텔레콤이 수도권 `거점 오피스`를 확대해 전 직원이 10∼20분 거리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은 이달 3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약 4시간에 걸쳐 진행한 `비대면 타운홀`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실험하다가 최근에는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서울 서대문, 종로, 경기 판교, 분당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지역 인근에 사는 직원은 거점 오피스로 출퇴근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를 강남, 송파, 일산, 강서, 마포 등에 추가 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점 오피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트렌드에 주목받고 있는 `오피스 프리(office-free)` 모델로 직원 사이에 호응을 얻고 있다.
비대면 타운홀에서도 직원들이 댓글을 통해 "거점 오피스를 확대해 달라"고 먼저 의견을 냈다.
거점 오피스의 장점은 단순히 출퇴근 시간만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게 SK텔레콤 측 전언이다.
거점 오피스에서는 자유롭게 공석을 골라 앉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부서의 직원끼리 앉게 되는데, 우연히 만난 다른 부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박정호 사장은 비대면 타운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는 ICT 기업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슬로우 다운`(천천히 행동하기)을 요구하고 있지만, ICT 기업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빠르게 변해야 한다"며 "모든 영역에서 구시대 공식을 깰 때"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통신 경쟁력을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ARPU)이나 가입자 수로 계산하고, 점유율을 `고지 점령전`처럼 생각하는 시각부터 탈피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평가 모델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위원회 산하에 `주니어 보드`를 신설하고, 모든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을 받자"라고도 제안했다.
박 사장은 "당장 손해여도 모든 신사업을 인공지능(AI)·클라우드화하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초(超)협력 시대의 키워드는 `자강`(스스로 강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재택근무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는 `디지털 워크 2.0`, 구성원이 직접 필요한 조직을 신설하는 `애자일 그룹`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경영진은 타운홀에서 사업 현황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업 환경이 전반적으로는 악화했으나, 올해 3∼4월 VOD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거래액도 15%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언택트(비대면) 확산의 기회를 잡기 위해 온·오프라인 결합(O2O) 마케팅 플랫폼 구축,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 출입통제 솔루션 출시, 동영상 커머스 차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타운홀 현장에는 임원 20여명만 배석하고, SK그룹 내 ICT 관련 기업 임직원이 T전화 그룹통화, 영상통화 `서로`, PC·모바일 스트리밍 등으로 타운홀을 시청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기업 중에 최초로 전 직원 재택근무, 온라인 주주총회, 비대면 채용 면접 등을 도입한 바 있다. 비대면 타운홀도 이런 코로나19 대응의 연장선으로 추진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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