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강한 실적과 주가 상승에 힘입어 강한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판단의 핵심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등 시장에 안도감이 이어졌다.
현지시간 2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1.54포인트, 1.02% 오른 5,099.96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16.14포인트, 2.03% 오른 1만 5,927.9포인트로 1만 6천선에 다시 다가섰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3.86포인트, 0.4% 상승한 3만 8,239.66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다소간의 안도 랠리가 나타나면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4.1bp 내린 4.665%, 금값은 0.28% 오른 트라이온스당 2,349.1달러를 기록했다.
● 고착화된 물가 재확인…3월 PCE에 안도한 시장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이날 공개한 3월 개인소비지출은 수치만 보면 시장에 낙관적인 요소는 없었다. 3월 개인소비지출 헤드라인은 전월대비 0.3%로 예상과 동일했고, 전년대비 3.7% 올라 전망치를 0.1% 포인트 웃돌았다.
올들어 변동성이 컸던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도 전월대비 0.3%로 컨센서스를 맞췄지만, 전년대비로 2.8% 올라 예상치를 0.2% 포인트 상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제이슨 퍼먼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은 전월대비 0.3%를 3개월로 환산하면 4.4%, 6개월 연율은 3.0%로 연준의 목표치인 2.0%와 상당한 차이가 벌어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이달 중순에 나온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가 컸던 주거비 항목 비중이 덜 반영되는 PCE 지표의 특성을 감안하면, 자동차 보험료 등 서비스 물가로 인한 압력이 여전하다는 반증이다. 미국인들은 지난달 지출 규모를 전월대비 0.8%로 2월보다 0.1% 더 소비했고, 저축은 3.2%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줄었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이 지난 분기들어 둔화하면서 개인들이 저축을 줄여서라도 높은 물가에 맞춘 소비를 이어간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연준은 3월보다 더 매파적일 것"이라면서 "물가 우려 해소에 몇 달 더 소요될 수 있다는 걸 인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번스타인의 채권 책임인 마이클 콘토플로스는 "오늘은 약간의 안도 랠리일 뿐"이라면서 "고물가가 고착화하면서 연준은 금리를 내릴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해야할 제대로된 질문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언제 논의할 때인가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선물시장을 기준으로 추정한 페드워치(FedWatch)는 오는 7월까지 금리 동결과 9월 이후 한 차례 인하 전망에 변동이 없다. 미 연준은 다음 주 4월 30일부터 5월 1일 사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 월가 인텔 목표주가 무더기 하향…구글·엔비디아, 나스닥 끌어올렸다
어닝시즌 기간 기업의 사업 전망에 대한 월가의 혹독한 평가가 시장 분위기를 갈랐다.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의문으로 지난 2월까지 연초 10% 이상 조정을 받았던 알파벳은 전날 장 마감 이후 사상 첫 배당과 1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한 영향으로 이날 하루 10.22% 뛰었다. 알파벳 주가의 이같은 상승폭은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주력 사업인 검색 성장이 가속화하고, 유튜브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21%, 인공지능에 기댄 클라우드 부문이 28% 고성장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CNBC에 따르면 JP모건 더그 앤머스 애널리스트는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매출이 상승하는 등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면서 "1년 이상 뒤쳐진 채 시작했던 인공지능 사업의 본격적인 공세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의 로스 샌들러 애널리스트도 "구글은 성장과 마진 확대, 새로운 제품을 더 빠르게 출시하면서 비관론자들이 틀렸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제프리스는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구간"이라며 목표주가를 20달러 높인 주당 200달러로 제시했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 RBC캐피탈도 같은 가격으로 목표가를 높였고, 에버코어ISI는 주당 220달러까지 12개월 목표 전망을 상향했다.
알파벳은 이러한 호평 속에 이날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 2조 1,378억 달러까지 올라 3위 엔비디아와 격차를 600억 달러 차이로 좁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부족한 공급으로 인해 실적에 영향을 받았고, 이는 다음 회계연도4분기(4~6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대비 79% 늘린 14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다시 크게 늘릴 계획"이라며 AI 주도권을 위한 반도체, 서버 인프라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부문 수요 확대 전망은 한동안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끌어올렸다. 엔베디아는 이날 하루 만에 6.18% 뛰었고, AMD도 2.37% 상승하는 등 연초와 같은 빅테크 기업과 반도체주 중심의 랠리를 재현했다.
한편 국제유가 강세로 올들어 10% 넘게 올랐던 엑슨모빌은 정제마진 악화로 1분기 주당순익 2.06달러에 그쳤다. 주가는 2.78% 내렸다. 경쟁사인 쉐브론 역시 헤스(hess) 인수 잡음 등으로 인해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0.37% 상승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지정학 위기 재연 조짐에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0.12% 오른 배럴당 83.12달러를 기록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