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어디서 구하나" 걱정…대출 한파에 금리 상승 '이중고'

입력 2026-07-19 07:21   수정 2026-07-19 10:42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연간 가계대출 여력을 사실상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구입용 신규 담보대출은 쪼그라들고 대출 금리마저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총 649조6,612억원으로, 지난해 말(644조9,700억원)보다 4조6,912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증가액 목표치가 약 4조3,4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3,500억원가량 초과한 셈이다.

5대 은행 중 3곳은 목표치의 150% 안팎에 이르는 증가액을 기록 중이다. 특히 A 은행은 불과 일주일 만에 잔액이 4,000억원 이상 늘어 단숨에 목표치를 넘어섰다. 나머지 2곳은 아직 40∼50%대이지만, '풍선 효과'를 고려하면 조만간 예외 없이 목표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출 종류별로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5조9,064억원으로 지난달 말(615조1,456억원)보다 7,608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개인 신용대출은 108조6,704억원에서 110조468억원으로 1조3,764억원 불어 증가 폭이 주담대의 두 배에 육박했다. 이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월간 신용대출 증가 폭은 2021년 4월(+6조8,401억원)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은행들은 하반기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행을 가급적 조이고 있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2조7,855억원으로, 하루 평균 1,857억원 수준이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흐름이 가장 직접 반영되는 지표인데, 지난달(2,461억원)보다 약 25% 급감했다.

주담대 실행의 선행 지표인 대출 승인도 줄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이 이달 15일까지 승인한 주택담보대출은 총 2조3,043억원으로, 하루 평균 1,536억원이었다. 지난달(1,801억원)보다 약 15%,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신청이 몰렸던 4월(1,976억원)보다는 20% 이상 감소했다. 은행들이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고 모기지 보험 가입을 막는 등 총량 관리 수단을 총동원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5대 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77∼7.49%로, 지난달 12일(연 4.46∼7.49%)보다 한 달여 만에 하단이 0.31%포인트(p) 높아졌다. 지난해 말(연 3.93∼6.23%)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상단이 0.84%p, 하단이 1.26%p 뛰었다. 고정금리가 7.5%에 육박한 것은 월말 기준 시계열이 확인되는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고정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지난 16일 4.428%로 지난해 말(3.499%)보다 0.929%p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은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를 반영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올리며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오는 8월이나 10월 연 3.00%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연내 총 3회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향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주택구입 실수요자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면 다른 은행에서 대출 수요가 금세 넘어오기 때문에 총량 관리에 주력하는 요즘 시기에 쉽지 않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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