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30일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벌여왔지만, 범여권 표결로 강제 종료됐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로 강제 종결시킬 수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국힘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을 진행해 가결 처리했다. 재석의원 178인 중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집계됐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반대표를,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본회의를 넘은 형소법 개정안은 올해 10월 2일 시행되는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라는 원칙 아래 검사의 보완 수사권을 비롯한 직접 수사 권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검사의 보완 수사 요구권 관련 내용을 구체화해 보완 수사를 요구받은 경찰은 최장 2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했다. 또 수사 관련 모든 자료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을 의무화하고, 고발인도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형소법 표결에 이어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안건 신속 처리)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현재 ‘상임위원회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을 ‘상임위 60일, 법사위 30일, 본회의 부의 후 첫 본회의 상정’ 등 90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름만 ‘패스트트랙’일 뿐, 이미 효용성을 잃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일반법이 통과까지 평균 310일이 소요되는데, 패스트트랙법에 의하면 최장 330일이 걸리는 만큼 취지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또한 “AI와 반도체 경쟁 등 국가 주도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도 보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힘은 법안의 제·개정에는 충분한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김승수 국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재명 공소 취소·연임 개헌 등 악법들을 위한 빌드업”이라며 “국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 제·개정이 계모임의 규정보다 더 쉽게 만들어진다”고 우려했다.
국힘은 이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김미애 의원을 첫 순서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짜놓은 시간표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 30일 7월 임시국회 회기를 기존 8월 4일에서 7월 31일로 단축하는 ‘국회 임시회 회기결정의 건’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자정을 기준으로 임시국회가 종료되며 국힘의 필리버스터도 자동 중단될 예정이다.
결국 국회법 개정안은 7월 국회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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