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무역전쟁' 터졌다…美 관세에 캐나다도 '맞불'

입력 2026-08-23 10:41  

미국-캐나다 무역 협상 결렬, 보복 관세 맞대응 예고 USMCA 등 북미 경제 질서 흔들, 여론·정치권 모두 강경 양국 경제 모두 부담…캐나다 일자리 최대 9만개 감소 전망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끝내 결렬되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을 향해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쌓여 온 갈등이 이번 협상 결렬을 계기로 터지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카니 총리는 협상이 무산된 직후인 22일(현지시간) 오전 대국민 연설에서 캐나다는 미국과 "전쟁 중"이라며 "공격받으면 전쟁 중인 것이고, 우리는 (미국에) 공격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나쁜 합의"를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그들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한 것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추가 고율 관세에는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는데, 사실상 추가 협상을 배제하고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양국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상대로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을 문제 삼았는데, 동맹국이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캐나다까지 대상에 포함돼 파장이 컸다.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캐나다 주력 산업인 철강·자동차·목재에 추가 고율 관세를 매겼고, 이번에는 약 200억달러 상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고율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아우르는 북미무역협정(USMCA)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이점이 없다. 무의미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세 나라를 사실상 한 경제체로 묶어 온 USMCA 체제의 미래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그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며 국민 감정까지 건드렸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와 카니 총리 등 캐나다 지도자들을 "미국 주지사"라 부르고, "캐나다는 미국 없이 생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캐나다에서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더는 미국의 압박에 끌려가선 안 된다는 강경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카니 총리의 이날 연설 이후 캐나다 정치권에서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지지 발언이 이어졌다.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도 벌어지고 있으며 주캐나다 미국 대사 퇴출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17만명이 서명했다.

다만 군사·경제·지리적으로 얽힌 두 나라 관계가 흔들리면 양쪽 모두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체 상당수가 미국산 부품에 의존하는 캐나다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버 톰베 캘거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캐나다에서 최대 9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하지만 갈등의 고통이 캐나다만의 몫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뿐 아니라, 캐나다와 깊이 통합돼 이익을 누려 온 미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관련 기사에서 "그렇지 않아도 이미 높은 물가로 시름하는 가운데 두 동맹의 치고받기식 무역 싸움은 소비자들과 기업들에 새로운 골칫거리를 안겨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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