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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다음은 멕시코…K뷰티·푸드 '1.8조달러 시장' 노크

박승원 기자

입력 2026-09-23 17:34   수정 2026-09-23 20:54

미국 다음은 멕시코…K뷰티·푸드 '1.8조달러 시장' 노크



미국시장에서 성장세를 확인한 K뷰티와 K푸드의 시선이 멕시코로 향하고 있다. 인구 1억3,000만명이 넘고 경제 규모가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멕시코를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화장품과 라면 등 실제 소비재 구매로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월마트·코스트코 등 북미에서 확보한 유통망을 남쪽으로 확대하고 있다.

▲"新 전략시장 잡는다"…멕시코서 K박람회 개최


23일 업계에 따르면 K팝과 한식,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K박람회'가 멕시코에서 열린다.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WTC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K-EXPO MEXICO 2026'는 역대 최대 규모로, 소비자 대상 전시와 수출 상담을 망라하는 종합 박람회다. 이번 행사에는 CJ제일제당과 농심, 빙그레, BBQ, KGC 등 식품업체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멕시코는 세계은행 기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조8,326억달러에 달한다. 인구도 1억3,400만명 수준이다.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동시에 거대한 스페인어권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K뷰티, 美 찍고 멕시코로"…2년새 135% 성장



글로벌 소비자조사업체 NIQ에 따르면 전 세계 K뷰티 판매액은 최근 1년간 53%, 2년간 1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K뷰티 판매액은 최근 2년간 135%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K뷰티 열풍이 중남미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K뷰티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 가운데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는 지난 5월 멕시코 법인의 현지 운영 체계를 구축한 뒤 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보한 K뷰티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멕시코를 북미와 남미를 잇는 중남미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현지에서는 메디큐브와 라운드랩, 토코보, 셀리맥스 등 국내 인디 브랜드를 유통한다. 브라질 법인 설립도 추진하며 멕시코에서 남미까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진단이다.

실제 여의도 증권가는 실리콘투의 당장의 매출보다 향후 중남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멕시코 법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해외 성장 지역이 미국·유럽에서 신흥시장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남미와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이피알의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역시 미국 아마존에서 K뷰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를 키운 업체들이 다음 성장 지역으로 유럽과 중남미를 동시에 공략하는 구조다.

▲K라면 수출 216% 급증…‘불닭’도 남하



K푸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실제 올해 1~7월 한국의 대(對)멕시코 라면 수출액은 3,32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급증했다. 증가했다.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38.3% 초과했다.

수출 물량도 같은 기간 7,133톤으로 200.4% 증가해 지난해 연간 수출 물량보다 31% 많았다.

국내 라면업체 가운데서는 농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농심의 올해 1~8월 멕시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2% 증가했다. 신라면을 앞세워 멕시코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촉을 확대하고 현지 인플루언서와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캄포 마르테 26'에서는 신라면 시식 부스에 하루 동안 4,000명 이상이 몰렸다.

삼양식품도 미국에서 확보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멕시코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법인의 판매 채널 중 월마트·코스트코 등 메인스트림 유통 비중이 58%까지 높아진 가운데 멕시코에서도 신규 거래선을 확보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존 핵심 채널인 월마트·코스트코 매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멕시코 신규 거래선 확보와 루마니아 신규 진출 등 지역 확장도 순항중”"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불닭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인 뒤 인접한 멕시코와 중남미로 판매 지역을 확대하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제2 성장시장 될까"…현지 유통망 확대가 관건



국내 업체들이 멕시코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1억3,000만명의 내수시장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데다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과 함께 중남미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이미 성과를 확인한 K뷰티와 K푸드 기업 입장에서는 북미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중남미 시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 증가율은 북미가 11.0%인데 반해 중남미는 19.5%에 달했다. 화장품 역시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K뷰티 판매가 2년만에 135% 증가하며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아직 멕시코 시장에서 국내 개별 기업들의 절대 매출 규모가 미국에 비해 작은 만큼 한류에 따른 높은 관심을 지속적인 구매와 현지 유통망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란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멕시코는 한류에 대한 관심이 실제 K뷰티와 K푸드 소비로 이어지기 시작한 단계"라며 "미국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나 국내 기업들의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확대하고 대형 유통망을 확보해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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