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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또 왜...글로벌 증시 뇌관되나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기자

입력 2026-10-10 06:00   수정 2026-10-10 06:46

프랑스는 또 왜...글로벌 증시 뇌관되나 [B급기자의 B급리포트]

프랑스 국채 금리 2002년 이후 최고치 유로존 밖 외국인이 佛 채권 대거 보유 2주 단위 단기자금 활용한 레버리지로 연명 고금리 장기화·주기적 금리 발작 전망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발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번 진원지는 프랑스다. 시장은 재정 적자를 원인으로 꼽지만, 실상은 외국인 중심의 기형적인 부채 구조와 헤지펀드의 초단기 레버리지 투자가 만들어낸 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 佛 채권 절반 이상이 외국인 보유

최근 일본 스미토모미쓰이DS자산운용은 프랑스 국채를 전량 매도하고 독일과 일본 채권으로 피신했다.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8일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4.93% 수준까지 치솟았다.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프랑스 재정적자를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핵심은 '부채의 소유 구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프랑스 정부 부채의 57.5%를 유로존 밖의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갚아야 할 빚을 의미하는 '글로벌 국제수지 부채'도 프랑스 국채는 8%를 차지한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외국인의 자금에 의존해 정부 살림살이를 꾸려왔다는 뜻이다.

2011년 유로존 위기를 겪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채권의 3분의2 이상을 자국 내 투자자가 보유하도록 구조를 바꿨다. 자국 투자자는 정치적 이슈에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지만, 외국인은 철저한 계산에 따라 언제든 자금을 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유로존 위기에서 빗껴가있던 프랑스가 이 구조를 개혁하지 않은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 8년짜리 나랏빚을 2주마다 돌려막아

더 위험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성격이다.

프랑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헤지펀드의 국채 담보 차입 거래 중 70%가 만기 15일 미만의 초단기 자금으로 집계됐다. 만기가 평균 8년 이상인 프랑스 채권을 2주 단위의 돈으로 돌려막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얼마나 탄탄한지 보여주는 지표인 '입찰 응찰배수' 흐름이 이를 증명한다. 2025년 이후 3.2배 수준이던 응찰 배수는 올해 5월 2.5배까지 하락했다. 2.5배 자체는 여전히 정상 범위에 속하지만 시장의 충격을 흡수할 '수요 쿠션'이 크게 얇아졌다는 증거다.

● 국채 가격 2% 하락시 포지션 80% 청산

왜 헤지펀드가 프랑스 채권을 많이 들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요인일까. 선진국 국채는 매우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내 돈을 2%만 내고 98%를 은행에서 빌리는 '50배 레버리지' 투자를 헤지펀드들은 감행한다. 2억을 내고 98억을 빌려 100억의 프랑스 국채를 사들이는 식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국채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할 때다. 채권 가격이 2%만 떨어져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게 된다. 채권 가치가 100억에서 98억으로 하락하면 보증금 2억원은 '0원'이 된다. 은행 빚 98억원은 그대로 남아있다.

하락세에 겁을 먹은 은행은 "위험하니 보증금 비율을 2%→5%로 상향하라"고 통지한다. 현금은 없는데 현재 채권 가치(98억)의 5%인 4.9억을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당장 현금이 없는 헤지펀드는 쥐고 있던 채권을 대규모로 팔아서 펑크를 메워야 한다.

50배 레버리지를 쓴 헤지펀드라면 2% 하락분의 펑크를 채우기 위해 보유한 채권의 80%를 내다 팔아야 한다.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서가 아니라, 은행 담보 변경에 의해 매도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유동성 발작'이 프랑스 국채가 안고 있는 실체다.

● 1000억 유로 필요한데 430억 유로 삭감 그쳐

프랑스 정부의 살림살이는 이미 타협이 불가능한 수준에 다다랐다. 프랑스의 조세부담률은 44%로 OECD 최고수준이어서 더 이상 세금을 쥐어짜기 어렵다. 반면 공공지출은 GDP의 57%로 유로존 평균인 49.6%를 7.4%p 상회한다.

지출을 깎는 것 외엔 방법이 없지만 의회 과반을 잃은 정부는 무력하기만 하다. OECD가 권고한 지출 삭감 규모는 1000억 유로 이상인 반면, 프랑스 감축안은 430억~540억 유로로 절반 수준이다. 예산안 통과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감축안이 통과되더라도 부채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빠져 있다.

● 디폴트보단 '고금리 만성화'… 한국 장기 국채 영향은

물론 프랑스가 국가 부도(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빚 대부분이 외화가 아닌 자국 통화(유로화) 기반이라 신흥국 부도 상황에서 나타나는 환율 급등과 연쇄 붕괴 위험은 없기 때문이다. 높은 세금을 무리 없이 걷어내는 정부의 강력한 행정력도 든든한 방어막이다. 결국 프랑스는 한순간의 파국이 아닌, 지금의 고금리가 고착화되고 주기적으로 유동성 발작이 반복되는 만성 질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시장에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핵심 선진국 국채에 위험 프리미엄이 얹어지면 글로벌 장기 금리가 동반 상승한다. 한국 장기물 국채 금리까지 밀려 올라갈 수 있다. 특히 해외 채권을 많이 보유한 국내 보험사와 연기금이 평가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 경로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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