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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팀은 연 10억 받는다는데"...삼성맨들 '울분' 폭발

입력 2026-10-11 19:16   수정 2026-10-11 19:22

"옆팀은 연 10억 받는다는데"...삼성맨들 '울분' 폭발

'성과급의 역설' 현실됐다...상대적 박탈감에 내부 갈등 '극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 직원이 올해 성과급과 연봉을 합쳐 10억원에 이르는 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오히려 산업계 전반의 근로자들 의욕이 떨어지는 '보상의 역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11일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올해 연봉과 목표달성장려금(TAI), 성과급을 더해 10억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370조원)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신입사원조차 7억원대를 받게 되고 20년 차 이상 부장급은 10억원대 중반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도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수령액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점이다. DS 부문 내부에선 메모리사업부와 적자 상태인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와의 성과급 격차가 5억원 이상으로 벌어져 내부 갈등이 극심하다. 올해 적자 전환한 모바일·가전(DX) 부문과 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 간 연간 성과급 격차는 1인당 최대 8억원(연봉 1억원, 연간 영업이익 370조원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1인당 연봉(1억원 기준) 포함 수령액이 최대 10억원에 달하지만 적자인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4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차세대 기술 개발과 수율 잡기에 핵심 역할을 하는 연구개발(R&D) 인력이 SK하이닉스나 해외 빅테크로 이탈하자 적자 사업부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는 초미세 공정 개발과 지식재산권(IP) 확보 차질로 직결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부별 이기주의가 칩 설계부터 완제품 적용까지 이어져야 할 시너지 협업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의 기술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DS와 DX 부문 간 갈등이 극심하다. DX 부문은 올해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 여파에 사상 첫 적자가 확실시되어 성과급이 ‘600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DX 부문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성과급 제도 전면 백지화를 요구 중이다.

같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의 소외감도 심각하다. 협력사가 원가 절감과 기술 개발 과정에서 함께 피땀을 흘렸지만 성과의 결실은 일부 대기업의 특정 사업부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으로 만들어낸 성과인데 정작 소부장 업체엔 결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다른 업종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반도체 블루(우울증)’로 인한 좌절감이 심하다. 한 제조업체 직원은 “동일하게 밤을 새우며 치열하게 일하는데, 속한 산업에 따라 자산 격차가 순식간에 수억원씩 벌어져 근로 의욕이 완전히 꺾였다”고 토로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소기업 노동자와 자영업자는 대기업처럼 성과급을 요구하거나 받을 수 있는 여건 자체가 부족하다”며 “특정 기업에 거액의 보상이 집중되면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성과급 폭탄’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면 산업 생태계 전체의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글이 단기 성과급 소진 대신 ‘구글벤처스’를 통해 우버, 네스트 등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기술 생태계를 확장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삼성전자도 단기 현금 지급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국내외 소부장 지분 투자와 R&D 지원 등 상생형 미래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협력사의 기술 자생력이 있어야 공급망 안정성도 지킬 수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투자 사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2㎚(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과 HBM5 등 경쟁이 극심한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R&D 투자 재원 확보가 급선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금 퍼주기식 성과급이 야기하는 자산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을 완화하려면 기술 생태계 전체를 품는 상생 체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기업 성과를 위해 지역사회와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과 혜택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면서 변화한 노동 구조에 맞춘 성과 측정과 배분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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