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튜브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10월부터 자동차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범칙금이 부과된다는 내용들이 확산하고 있다.
일명 '깜빡이'로 불리는 방향지시등은 차의 진행 방향을 다른 차량과 보행자에게 알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미점등에 대한 범칙금은 이미 1973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경찰이 올해 10∼12월 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면서 관련 규정이 신설된 것처럼 알려진 것이다.
방향지시등 사용 의무는 1961년 도로교통법 제정 당시부터 존재해 1973년 범칙금 규정이 마련됐고, 현재까지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도로교통법 38조와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운전자는 좌·우회전이나 유턴, 차로 변경 시 해당 지점에 도달하기 30m 전부터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고속도로에서는 100m 전부터 점등해야 하며, 회전이나 진로 변경이 끝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회전교차로에 진입할 때는 좌측 방향지시등을, 빠져나올 때는 우측 방향지시등을 사용해야 한다.
좌회전 또는 우회전 전용 차로에서도 방향지시등 사용 의무는 적용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현장 단속 시 승용차 운전자에게 범칙금 3만원, 이륜차 운전자에게는 2만원이 부과된다. 공익 신고를 통해 적발된 경우에는 과태료 4만원이 부과된다.
방향지시등 미점등으로 인한 신고와 범칙금 부과는 상당한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2025년 3년간 접수된 방향지시등 미점등 공익 신고는 149만7천280건에 달했다. 이는 '신호 또는 지시 위반' 신고 251만2천36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달 13일 기준 최근 3년간 방향지시등 미점등으로 부과된 범칙금은 10만4천131건이며, 실제 납부된 금액은 29억2천87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방향지시등 사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운전자들의 준수율은 다른 교통법규에 비해 낮은 편이다.
2018년 도로교통공단의 두 차례 조사에서는 진로 변경 차량의 52·56%, 좌·우회전 차량의 54·57%만 방향지시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조사한 지난해 방향지시등 준수율(교차로 좌회전 때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75.7%로,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82.3%), 신호 준수율(96.7%), 안전띠 착용률(85.4%) 등 보다 낮았다.
방향지시등 준수율은 2021년 72.7%를 기록한 이래 2023년 76%로 증가했으나, 다시 소폭 감소해 2024년과 지난해는 75%대를 기록했다.
운전자들이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필요없다'거나 '귀찮다'는 주관적인 판단에서 비롯된다.
도로교통공단이 2019년 성인 남녀 운전자 600명을 대상으로 운전자 본인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주변에 다른 차량이 없거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다.
'신호나 지정차로에 따라 주행 중이므로 방향지시등을 켤 이유가 없어서'(24.3%), '귀찮아서'(15.1%)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에게 다른 운전자들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이유를 짐작하라고 했을 때는 '귀찮아서'(29.7%)라는 응답과 '주변에 다른 차량이 없거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27.4%)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방향지시등 미점등은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사고와 보복운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도로교통공단의 2019년 보고서에는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1% 증가할 때 사고 밀도가 0.53% 감소한다는 2017년 연구 결과가 담겼다. 2018년 연구에서도 지역의 방향지시등 점등률이 높을수록 중상 이상의 사고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2012년 방향지시등 미점등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이 운전 중 주의 산만으로 인한 사고 위험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끼어드는 행위는 운전자 간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2025년 신고된 보복운전은 1만2천749건으로, 구체적인 원인이 분류된 항목 가운데 '끼어들기'가 1천752건(13.7%)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은 방향 전환이나 진로 변경 시 깜빡이를 켜지 않는 신호 불이행 행위 단속을 올해 10∼12월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범칙금만 부과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벌점 10점을 추가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현재 입법 예고를 마쳤고, 이르면 내년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방향지시등 미점등은 과속이나 신호 위반처럼 상시로 적발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기 때문에 준법정신과 지역의 교통 문화 등에 준수 여부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홍보와 교육 등을 통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