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19 결산] ① 모바일 넘어 5G 초연결성 과시…화웨이 논란 지속

입력 2019-03-01 08:00  

[MWC19 결산] ① 모바일 넘어 5G 초연결성 과시…화웨이 논란 지속
이통3사, 5G 통한 초연결 사회 미리 시연…커넥티드 로봇·AR·VR 등 눈길
스페인 첫 원격 수술 시연…'보안 논란' 화웨이, MWC 활용해 미국에 반격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5G 현실로 다가오다'(KT). '5G, 차이를 보라'(삼성전자). '5G는 인텔에서 시작된다'(인텔). '5G로 스마트 Ecosystems를 가능하게'(오라클). '5G가 켜졌다'(화웨이). '5G, 상상 너머의 미래'(NEC). '5G, 모두를 위한 더 스마트한 네트워크'(오렌지텔레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 바르셀로나'에 참가한 세계적 IT 기업들이 부스 전면에 내건 슬로건들이다.
이처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 바르셀로나'는 5G로 시작해 5G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4개국, 2천500여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했고 204개국 이동통신 관련 사업자 등 10만8천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 '시작도 끝도 5G'…이통3사, 세계 최고수준 5G 서비스 뽐내
MWC가 올해로 33회째이지만,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산업자협회(GSMA)는 올해부터 명칭을 '모바일월드콩그레스' 대신 'MWC19'로 변경하고 핵심주제를 '지능형 연결성'(Intelligent Connectivity)으로 정해 기존 모바일 단말기 전시회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한국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주장해 온 5G를 통한 초연결성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안이 받아들여 진 것이다.
GSM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5G 단말, 장비,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작년 12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통신사들은 최첨단 5G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고 '5G를 이용한 초연결성은 이런 것'임을 보여줬다.
KT[030200]는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약 2만㎞ 거리인 부산 해운대 상공의 스카이십을 원격 조정해 찍은 고해상도 영상을 실시간 전송받는 시연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3D 센서로 정확한 부품을 찾아 여성용 화장품 마스카라를 조립하는 '5G 커넥티드 로봇'과, 호텔 투숙객이 주문한 편의서비스(Amenity)를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배달하는 '5G AI 호텔 로봇'도 호평을 받았다.
10년째 단독 전시관을 마련한 SK텔레콤[017670]은 5G 하이퍼 스페이스 플랫폼을 통해 관람객이 VR 기기를 쓰고 현실세계를 그대로 복제한 호텔, 사무실, 쇼핑몰 모습의 가상공간에 들어가 예약, 인테리어, 회의를 하도록 했다.
세계 1호 5G 상용 솔루션인 '5G-AI머신비전'이 컨베이어벨트를 지나는 자동차 부품을 다각도로 촬영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면 고성능 AI가 사진을 순식간에 판독해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도 시연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LG전자[066570]와 함께 792㎡(24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 자사 5G 통신망을 활용한 서비스와 LG전자의 4G 플래그십 'LG G8 씽큐',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 5G'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상용망에서 검증한 5G 기술들을 활용해 5G 프로야구·골프·공연 서비스와 VR·AR 콘텐츠, 5G B2B 서비스도 외신의 취재 대상이 됐다.



◇ 국내외 IT 기업간 MOU 활발…5G 주도권 확보 위한 외교전
5G 주도권 확보를 위한 외교전도 치열했다.
다보스포럼에서 'Mr. 5G'란 별명을 얻은 황창규 회장은 지난달 25일 글로벌 ICT 리더를 대상으로 '마침내 5G와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을 실현하다'를 주제로 연설하고,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5G가 인류에 공헌하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중동지역 최대 통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STC(Saudi Telecom Company) 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무선 통신 인프라 고도화, 스마트 시티, R&D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공동 진출키로 했다.
핀란드 노키아와도 MOU을 체결하고, 다양한 벤더의 5G 가상화 장비 수용, 고객이 원하는 조건의 5G 인프라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5G 시스템 구축 선도 등 5G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4일 통신 산업의 'UN총회'인 GSMA 보드미팅에 한국 대표로 참석해 5G 상용화, '5G 스마트팩토리', '5G스마트오피스' 성공 사례와 스마트폰용 5G 서비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MWC에서 미국 컴캐스트 자회사와 협력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e스포츠 전문기업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과 e스포츠 관련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회장은 버라이즌의 로난 던 컨슈머 그룹 대표, 보다폰 그룹의 아메드 아쌈 CCO 겸 CSO, 핀란드 1위 통신사 엘리사(Elisa)의 벨리마티 마틸라 최고경영자(CEO), 일본 주요 통신사 CEO 등과 잇따라 만나 5G 특화 서비스와 콘텐츠, 스타트업 등 발굴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버라이즌과 AR/VR 콘텐츠 투자·5G게임 협력을, 보다폰과 5G서비스 활용사례 발굴 협력을 했으며 핀란드 엘리사와 스타트업 공동 발굴 MOU를 맺었다.


글로벌 IT 기업들도 각종 5G 관련 서비스를 내놨다.
스페인은 지난달 27일 MWC 현장의 의사들이 5G을 통해 5㎞ 떨어진 병원 의사들에게 지시해 원격 수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NTT도코모는 5G와 AR을 사용해 다중 시점에서 럭비 등 스포츠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 중국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받은 일본 기업들은 3G 도입 때 세계 최초를 고집하다 글로벌 표준이 정해진 뒤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어 5G 홍보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HPE는 전세계 통신사의 미디어 전송, 커넥티드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구현을 위한 저지연, 데이터 집약형 서비스에 최적화된 엣지라인(Edgeline) EL8000 컨버지드 엣지 시스템을 공개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통신사 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화웨이 MWC 활용해 미국에 반격…5G 보안 논란은 지속
MWC19 메인 스폰서인 중국 화웨이(華爲)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2년 연속 최대 규모 부스를 마련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모뎀 칩셋 발롱 5000을 탑재한 최초의 상용 기기 '화웨이 5G 고객 댁내 장치 프로(5G CPE Pro)' 등 5G 기지국 장비, 전송장비 등 업그레이드된 장비를 대거 선보였다.
정보 탈취 가능성을 이유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는 화웨이는 MWC를 활용해 미국에 반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 회장은 지난달 24일 MWC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대해 "미국시장이 없어도 화웨이는 성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궈 회장은 26일 MWC 기조연설에서도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를 심은 적 없으며 절대 심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이가 우리 장비에 그렇게 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클라우드법이 미국 정부기관들의 국경 밖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는 것이 아이러니"라며 미국을 우회 공격했다.
미국의 중동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달 26일 MWC에서 새로운 고속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고 밝히는 등 유럽과 중동 일부 국가가 화웨이 지원에 나섰다.
한국 화웨이도 자사가 장비 검증을 의뢰한 스페인 정보보안 평가기관 E&E CEO의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3월까지 5G 기지국 1만5천개 중 95%를 화웨이 장비로 구축키로 했지만 검증 결과가 올해 가을에나 나올 예정이란 점이 확인되면서 오히려 보안 검증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CC(공통평가기준) 인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기지국 보안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서 '면피용' 검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E&E를 통해 진행 중인 화웨이의 CC인증은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보안수준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특정 국가가 요구하는 보안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어떤 통신 장비에 대해서도 보증해주지 않을 것이다. 보안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 우려 이상으로 한국 정부도 우려하고 있다"며 "통신사도 장비사를 선정할 때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에 따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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