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韓과 인연 각별…국교수립부터 경협자금 지원까지(종합)

입력 2019-11-29 21:59  

나카소네, 韓과 인연 각별…국교수립부터 경협자금 지원까지(종합)
1983년 총리로선 첫 韓방문 때 과거 반성…85년엔 야스쿠니 참배
대표적 지한파 日정치인…정상회담 연회 때 한국말 노래 부르기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이세원 특파원 = 29일 별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한국과의 인연이 각별했다.
그는 1960년대 초 한일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1983년에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1965년 체결된 한일 국교 정상화 및 청구권 협정 관련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의 한국 측 주역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는 막역한 사이였다.
그는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이 1960년대 초반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막후 특사 자격으로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을 위해 일본에 8개월가량 체류할 당시에도 박 전 회장을 지원했다.
이를 계기로 나카소네는 1970년대 포항제철 건설 때 기술 이전 등과 관련해 박 회장에게 여러 도움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2년 11월 총리로 취임한 이후에도 이듬해 1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대한(對韓) 경협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등 한일관계 개선에 기여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방위 및 안전보장을 명목으로 일본에 60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자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일본 측은 당초 공산권의 위협을 막아주고 있다는 이유로 경협자금을 요구하는 한국에 난색을 보였다.
그러나 나카소네 총리가 취임하고 한일 교섭이 급진전, 40억 달러 규모의 경협자금 지원 협상이 타결됐다.
그는 직전 스즈키 내각 때 갈등을 빚던 미일 관계 회복을 위해 미국이 요구하던 국제적 역할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한일 경협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한일 경협협상 타결을 계기로 껄끄러웠던 한일 관계도 급속히 개선됐다.
나카소네의 당시 결정은 한미일 협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통성이 취약했던 전두환 정권을 지원하는 격이 됐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1983년 1월 한일 정상회담 후 연회 때 그가 한국 가요 '노란 셔츠 입은 사나이'를 한국말로 부른 일화는 유명하다.


나카소네는 1983년 첫 방한 때 "한일 양국 간에는 유감스럽게도 과거의 불행한 역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우리는 이것을 엄숙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과거를 반성하는 견지에서…"라며 일본 지도자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후에도 일본 지도자들은 물론 일왕까지 나서 사과·반성의 뜻을 밝혔다.
특히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198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간 나오토 총리의 2010년 '간 담화' 등이 주요 이정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나카소네는 198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을 이끈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공식 참배해 주변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나카소네의 야스쿠니 참배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아베 신조(安倍晋三) 등 후임 총리가 참배하는 빌미를 제공해 그를 일본 우파 정치인의 원조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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