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문가·언론 "트럼프가 시위사태 키웠다"

입력 2020-06-01 19:11   수정 2020-06-01 19:31

프랑스 전문가·언론 "트럼프가 시위사태 키웠다"
"코로나19 사태로 커진 미 흑인사회의 불만에 트럼프 언행 겹쳐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는 미국의 시위 격화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흑인사회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비난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의 파프 은디예 교수(역사학)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비난하는 것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전례와 비교해도 유례가 없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흑인사회·문화 전문가인 은디예 교수는 지난달 31일 공영 라디오프랑스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발포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트위터에서 말 그대로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면서 "이는 극단적으로 새로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흑인 민권운동이 거셌던 1960년대부터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보통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이런 대규모 흑인 시위가 있을 때면 시위대에 진정하라고 촉구하는 역할을 했는데 트럼프는 정반대라는 것이다.
은디예 교수는 "트럼프는 선거를 앞두고 질서유지라는 이름으로 지지층 일부를 규합하려 한다"면서 "이는 과거 대규모 시위와 비교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시위 격화의 요인은 바로 트럼프 본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유력지인 르몽드의 워싱턴 특파원 질 파리 기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격렬히 요동치는 미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 일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1일 르몽드의 온라인 칼럼 '트럼프 대통령 4년 차 :미국의 파괴'에서 지난주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 등 여러 위기가 겹쳤지만, 트럼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에 바빴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권고한 봉쇄조치에 항의하는 극우파의 시위를 부추기고, 평화적 시위가 폭력 시위로 치닫는 과정에서 트위터를 통해 시위대에 대한 위협과 공감의 발언을 오락가락하는 등 예측불가능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파리 기자는 특히 트럼프가 "미국의 상처 입은 현실을 총기 난사에서처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트럼프에 대한 비판 외에도 미국 흑인들의 열악한 현실이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악화한 것이 사태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많았다.
은디예 교수는 이번 문제는 흑인사회의 경찰, 사법문제, 교육 접근권, 보건위생상황 등이 얽혀있는 가운데, 인종적 측면도 넘어서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와 트럼프 정권 말기라는 특정 맥락에서 표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르몽드도 1일 사설에서 "미국 흑인사회의 코로나19 사망률은 백인, 라틴계, 아시아인들의 2.5~3배에 이르며, 흑인들은 집중된 빈곤으로 비만과 당뇨 등 합병증 요인도 더 많다"면서 "심각한 불평등의 현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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