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미군 감축' 발표에 비판 커져…"실패할 가능성도"

입력 2020-07-31 06:50  

독일서 '미군 감축' 발표에 비판 커져…"실패할 가능성도"
독 외무부 "계획 아직 완전하지 않아"…외무차관 "유럽 주권 강화계기"
언론, 러시아 영향력 강화 경고…"미국, 부대 이전 비용만 지출"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미국의 주독 미군 감축 계획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단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비판을 피한 채 실행 가능성을 지켜보겠다는 식의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지난 29일 성명에서 미국의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의 계획은 아직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고,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일부 배치의 이행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지만, 대부분 완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독일 정부는 미국의 이번 결정을 주목하면서 독일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주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하엘 로트 외무부 차관은 30일 현지 매체 RND에 "미국의 발표는 실망스럽다"면서 "우리는 현재 불평과 탄식을 할 게 아니라 이번 미국의 움직임을 경종으로 삼아 유럽의 주권을 강화할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로트 차관은 또, 유럽연합(EU)이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트 차관은 연방하원 의원으로 대연정 소수파로 중도진보 성향인 사회민주당 소속이다.


페터 바이어 대서양관계 조정관도 전날 d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감축 계획이 독일과 나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지정학적으로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워싱턴에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국방부 내에서도 많은 감축 반대파들이 있다"면서 "감축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좌파당은 미군 감축 결정을 환영하면서 남은 미군뿐만 아니라 핵무기까지 모두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독일 언론은 대체로 미군이 철수하는 지역이 경제적 타격을 입는 것을 우려하면서, 대외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 육군사령관은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주독 미군 감축 계획에 대해 러시아를 위한 "엄청난 선물"이라며 "미국이 유럽에서 기동력을 잃으면 러시아가 이득을 얻게되는데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언론에서는 유럽 내 미군 재배치로 미국의 비용만 늘어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독일 언론은 이번 결정에 대해 재선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결정으로 바라보면서 이행 여부를 지금 판단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계획은 최소한 보류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민주당 출신 대통령 아래에서도 중기적으로 주독 미군을 감축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전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5천600명을 유럽에 재배치하고 6천400명을 미국에 복귀시키는 등 모두 1만1천900명의 주독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만6천명인 주독 미군이 2만4천명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으로, 당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9천500명보다 더 큰 감축 규모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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