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교 30주년] "상호이해 심화통한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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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9 06:00  

[한-러 수교 30주년] "상호이해 심화통한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한-러 수교 30주년] "상호이해 심화통한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이석배 주러 대사 "북-러, 외무부 인사 상호방문 등 활발한 소통 유지"
"러시아 개발 백신 안정성·효능 등 고려해 도입 여부 검토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30년은 국가 간 관계에서 아주 짧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긴 시간도 아니다. 앞으로의 30년, 50년의 더 큰 발전을 위해 한-러 양국이 함께 발걸음을 내디딜 때다".
이석배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는 양국 수교 30주년 기념일(30일)을 맞아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 발전 경과와 전망을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사는 "러시아는 북핵 불용의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남북·북미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정착 과정을 지지해 오고 있다"면서 "북-러가 지난해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 이후에도 외무부 인사 상호 방문 등 활발한 소통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서도 한-러 방역당국이 정보 교환, 경험 공유 등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이 대사와의 일문일답.



--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양국 관계 발전 경과와 전망을 평가한다면.
▲ 지난 30년간 한국과 러시아는 정치, 경제, 인적교류, 문화,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 협력의 선린관계를 구축해 왔다.
그동안 양국 관계가 얼마나 심화하여 왔는지는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그간 양국 정상은 모두 32차례나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정부는 1994년 건설적 동반자관계, 2004년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거쳐, 2008년에는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로 국가 간 협력 수준을 지속해서 발전시켜왔다.
교역액은 1992년 약 2억 달러에서 지난해 223억 달러로 1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적교류 역시 1990년 3만명도 되지 않았으나 작년에는 80만명 가까이 늘었다.
향후 30년은 그동안 여러 방면에서 확대되어 온 두 나라 간의 소통·교류, 협력을 기반으로 양국관계를 한 단계 도약 시켜 나가는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평화를 위한 협력, 공영을 향한 경제·과학기술 협력 확대, 양국 국민들 간 활발한 교류에 기반한 상호이해 심화 등의 세 축을 튼튼히 해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 30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양국 협력관계가 잠재력만큼 충분히 실현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 보나.
▲ 양국 관계 발전의 잠재력을 실질적인 협력으로 실현하는 데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지적의 이면에는 무엇보다 러시아와의 전략적·호혜적 관계의 중요성, 그리고 양국관계 발전 증진에 대한 큰 기대가 깔려 있다고 이해된다.
30년이라는 세월은 국가 간의 관계라는 긴 호흡에서 보면 아주 짧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긴 시간도 아니다. 그런 만큼, 지난 30년 동안 쌓아 온 호혜적 협력의 기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30년, 50년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양국이 함께 발걸음을 내디딜 때라고 생각된다.
특히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을 십분 발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이해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 간 인적교류를 통한 서로의 문화, 경제·사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노력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과학기술·산업·에너지·수산·농업·보건의료·환경·북극 등 폭넓은 분야에서 정례적 협의체를 운영해 정책 공유, 협력 방안 논의 등을 활발히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류와 소통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우정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력사례를 축적해 나가면서, 소중한 경험과 신뢰가 새로운 협력을 촉진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러 협력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 한국과 러시아는 수교 이래 수산·농업·에너지자원·과학기술·우주·환경·보건의료·극동개발 등 다방면에 걸쳐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심화·발전시켜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신북방정책을 표방했다.
동시에 러시아 등 북방국가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전력·가스·철도·산업단지·조선·항만·북극항로·농업·수산 등 9개 핵심 협력 분야 사업 구상인 '9개 다리'(9-Bridge) 구상을 제안했다.
9개 다리 전략은 한-러 양국 간 미래 협력의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분야별 협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
양국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문화관광·투자·혁신플랫폼 등 새로운 협력 분야를 추가하여 개편한 '9개 다리 행동계획 2.0'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문화·공공외교 분야 협력도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2018년 6월 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 당시 양측 합의로 올해를 '상호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당수의 행사가 연기됐으나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가까운 시일 내에 기념행사들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는 내년에 한반도에서 '러시아 시즌즈'((Russian Seasons)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러시아 시즌 행사는 외국에서 1년 내내 러시아의 각종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행사로 남북한에서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시작된 이 행사는 이미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에서 개최됐으며, 내년 한국 개최는 우리와의 문화 협력에 대한 러시아의 높은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다.

--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이다. 협상 재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노력을 소개해달라.
▲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 비확산체제 유지에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북핵 불용의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남북·북미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정착 과정을 지지해 오고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내 여러 문제의 포괄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북한과 다양한 수준에서 꾸준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북핵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블라디보스토크 러-북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 노력과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후에도 북러 양국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 외무차관 방북(2019년 8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방러 (2019년 11월) 등의 교류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한-러 양국이 협력할 사안은 없나. 러시아 백신의 한국 생산이나 수입 전망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코로나19라는 공동의 위기 하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방역당국간 정보 교환, 경험 공유 등 양자 차원에서 긴밀히 협력할 뿐 아니라, 주요 20개국(G20) 협의체와 유엔 등을 통해서도 공조하고 있다.
특히 선진적 진단기술에 기반한 검사(Test), 개방성·투명성 원칙의 역학추적(Trace), 우수한 보건의료 역량에 기반한 치료·격리(Treatment) 등 3T 원칙 K-방역에 러시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지난달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했으며, 다른 연구기관들도 여러 가지 백신을 개발하거나 임상 시험 중에 있다.
우리 정부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러시아를 포함한 외국 생산 코로나19 백신 도입 여부를 검토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치료제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진행 중이며,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치료제 후보물질인 나파모스타트의 해외 임상시험 연구가 현재 러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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