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은 분열된 집"…링컨 명연설로 트럼프 비판

입력 2020-10-07 11:19   수정 2020-10-07 12:25

바이든 "미국은 분열된 집"…링컨 명연설로 트럼프 비판
남북전쟁 격전지 게티즈버그 찾아 연설…"어둠의 세력이 갈라놔"
"정치가 당파 싸움 전장…증오 끝내고 통합 리더십 보일 것"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남북전쟁 당시 가장 처참한 전투가 벌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분열된 집'(house divided) 명연설을 차용하며 현재 미국의 분열상을 비판하는 한편 통합을 강조했다.
내전이 벌어졌던 갈등의 현장에서 자신이 현재 분열된 미국의 통합할 적임자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분열의 대가에 대해, 미국이 과거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는지에 대해, 현재 우리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왜 함께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기에 게티즈버그보다 더 적합한 장소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오늘 우리는 다시 '분열된 집'"이라면서 "그러나 더이상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너무 많은 위기에 직면해 있고 할 일이 너무 많다. 우리는 또한 밝은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링컨 대통령의 명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분열된 집'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예해방과 미국 연방 유지를 위해 남북전쟁을 이끈 링컨 전 대통령은 1858년 6월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분열된 집은 설 수 없다면서 "나는 이 정부가 반은 노예를, 반은 자유민을 영구히 지속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었다.
게티즈버그는 링컨 전 대통령이 1863년 272개의 단어로 이뤄진 명연설을 통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겠다며 민주주의 이념을 설파했던 곳이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가 미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긴장을 낮추고 소통의 채널을 열고 통합을 추구하는 리더십"이라면서 "그것이 정확히 내가 (당선되면) 대통령으로서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구체적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 "어둠의 세력이, 분열의 세력이, 과거의 세력이 우리를 갈라놓고 짓누르고 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극단주의자들과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배경에 상관없이 모두의 고향이자 안식처인 미국을 뒤집기 위해, `링컨과 노예폐지론자였던 해리엇 터브먼,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미국'을 전복하는 것을 허용할 수도,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브먼(1820~1913)과 더글러스(1817~1895)는 노예 출신으로 노예해방에 앞장섰던 인물들이다.
AFP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날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첫 대선 TV토론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을 회피한 지 약 1주일 만에 나왔다고 평가했다.
TV토론 이후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두둔했다는 후폭풍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큐 클럭스 클랜(KKK)을 비롯한 모든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비판한다. 프라우드 보이즈도 마찬가지로 규탄한다"며 입장을 다소 바꿨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은 "위험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는 약해지고, 희망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는 더이상 차이를 중재하기 위한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총체적이고 끊임없는 당파적 싸움을 위한 전장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서로를 상대 당으로 대하는 대신 적으로 다루고 있다"면서 "이것은 종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선 도전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도 상징성 때문에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게티즈버그에서 하는 방안을 고민하다 결국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이던 2016년 10월 게티즈버그에서 연설한 바 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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