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선] 연초 휴가 연장에 日자민당 발끈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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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31 07:01   수정 2020-10-31 08:02

[특파원시선] 연초 휴가 연장에 日자민당 발끈한 이유는

[특파원시선] 연초 휴가 연장에 日자민당 발끈한 이유는
1월 정기 국회 소집 직후 중의원 해산 기회 날릴 가능성 우려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들은 바 없다. 진의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이 연말연시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했다.
앞서 니시무라 담당상이 주도하는 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분과회는 23일 연말연시에 집중되는 휴가를 분산하도록 기업 등에 요청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로 연말연시 휴가를 연장해 기업 직원이나 공무원 등이 분산해서 휴가를 쓰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일본에는 정월에 신사나 절을 방문해 참배하는 풍습이 있다. 유명한 신사에는 짧은 기간에 수백만 명의 참배객이 몰리기도 한다.
아울러 연말연시에 여행을 떠나거나 고향을 방문하는 이도 많다.
이에 분과회는 연말연시에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인원과 시기, 행선지를 분산하는 '소규모 분산 여행'을 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에 집권 자민당 쪽에서 발끈한 이유는 뭘까.
휴가 연장 조치가 없다면 기업과 정부 기관 등은 내년 1월 4일 새해 첫 월요일에 시무식을 열고 새해 업무를 개시하게 된다.
그러나 휴가 연장으로 8일이나 늦은 1월 12일부터 정상 업무가 시작되면 연초 통상(정기) 국회 소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기 국회 소집 시기에만 영향을 미친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자칫 중의원 해산 카드를 쓸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민당 내 파문이 일었다.
자민당 내에선 스가 정권 출범 초기 지지율이 높을 때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대응과 경제회복이 급선무라는 이유로 연내 중의원 해산 카드는 쓰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중의원 임기가 끝나는 내년 10월 전 해산 카드를 쓸 수 있는 시기는 정기 국회 소집 직후인 연초와 2021회계연도(2021.4∼2022.3) 예산이 통과한 직후인 3∼4월, 도쿄올림픽(7월 23일∼8월 8일)이 끝나고 자민당 총재 선거(9월 말)가 있기 전인 8∼9월이다.
내년에 3번의 '찬스'가 있는 셈인데 휴가 연장으로 연초 중의원 해산 카드를 쓸 수 없게 된다는 우려가 자민당 내에서 확산한 것이다.
일본 정가에선 연초에 정기 국회를 소집해 3차 보정(추경)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곧바로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시나리오가 나도는 상황이었다.
1월 중의원 해산이 물 건너가면 그만큼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그리고 정권 초기에 높은 내각 지지율이 시간이 지나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의원 해산에 따른 위험도 커지는 셈이다.
자민당 내 기류를 감지한 니시무라 담당상은 지난 27일 자민당 본부에서 니카이 간사장을 만나 연말연시 휴가에 대해 "분산해서 잡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시기라도 해산이 필요할 때는 해산한다"며 휴가와 해산은 관계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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