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리처’ 맥쿼리 감독 “쉽게 찍는 영화는 싫다” (1문1답)

입력 2013-01-10 19:01  


[이정현 기자] “관객이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찍고 싶다”

12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한국 기자들과 만나 신작인 ‘잭 리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1995년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을 담당하며 스타 작가가 된 그는 2000년 ‘웨이 오브 더 건’으로 감독 데뷔했으나 흥행에 실패하며 다시 각본가의 길로 돌아갔다. 이후 ‘작전명 발키리’(2008)에서 톰 크루즈를 만나며 다시 연출의 기회를 얻었다.

1월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잭 리처’ 한국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 취재진과 처음 만난 맥쿼리 감독은 간담회를 마친 후 자리를 옮겨 컨퍼런스 룸에서 기자들을 다시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주연배우가 공석인 가운데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인 그와의 만남에 많은 국내 취재진이 몰렸다.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기자들을 신기해 하며 취재진을 휴대폰 카메라로 담기도 했던 맥쿼리 감독은 ‘잭리처’에 대한 질문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성법과 최근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총기 문제, 그리고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까지 상세하게 답했다. 또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등 최근 이루어진 한국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서도 의견을 털어놨다.

아래는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기자들이 나눈 1문1답.

▼원작이 있는 영화다. 시나리오 작업 당시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더 부각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잭 리처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유머러스함과 치밀함을 영화 속에 녹여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 잭 리처는 수사과정에서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을 한다.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잭 리처’ 원작에 어떤 매력을 느꼈나?
“차가운 유머가 있었다. 또 매력적이었던 것은 주인공 잭 리처의 생활방식이다. 현대 물질주의에 반하는 습관. 매력적이었다. 나는 기술을 좋아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좋아해서 없이는 살 수 없다. 영화 속에서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보시면 알겠지만 잭 리처는 시계도 차지 않고 다닌다”

▼잭 리처를 새로운 영웅으로 그리고 싶었나?
“요즘 시대에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이야기하면 프랜차이즈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듣고 싶다. 잭 리처 만드는 순간에는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 충실하고 싶었다. 프랜차이즈 생각하면 작품을 완성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만드는 영화. 내 기대에 걸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영화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잭 리처는 아날로그적 인물 같았다. 요즘 히어로들은 쓰지 않는 대사들을 쓴다. 원작에 영향을 받은 것인가?
“원작에서도 서부영화 같은 느낌이 있다. 셰인이라는 서부영화 캐릭터가 있는데 잭 리처 원작을 읽어보면 비슷하게 묘사된 장면이 많다. 이번 영화를 만들 때 중점을 둔 것은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렸을 적 봐온 작품들을 많이 떠올렸다. 오마주는 아니다. 내 식대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서부영화의 마초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는 현대사회와는 잘 맞지 않았고 역할도 작았다.
“내러티브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 사실 여 변호사의 캐릭터 같은 경우에는 원작 소설들에 나오는 여자들을 합성한 캐릭터로 생각할 수도 있다. 각본을 처음 썼을 때 여주인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원작 속 여성 캐릭터를 고민했지만 한사람을 지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헬렌이라는 여변호사를 만들어 내게 됐다”

▼생각하는 것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 어려웠다던데 구체적으로 어땠나?
“톰 크루즈라는 배우가 탁월하게 소화해 줬다고 생각한다. 잭 리처가 범죄 현장에 다시 가보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생각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 장면을 떠올려보시면 강가를 걷고 있고 건너편에 희생자들이 등장, 그리고 죽어나간다. 원작에서는 잭 리처가 생각을 하는 장면인데 비주얼만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감독으로서 의도는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도 있었다. 한꺼번에 보여주기 보다는 요소요소만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그것이 관객들이 더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관객은 잭 리처보다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된다. 잭 리처가 결론을 내는 과정에 관객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

▼‘유주얼 서스펙트’는 한국에서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에 바이블 같은 작품이다. 좋은 시나리오를 집필할 수 있도록 팁을 준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 머릿속에 있는 영화를 위해 각본을 쓰셔야 한다는 것. 이것은 다시 말해서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쓰지 마라는 뜻이다. 관객이 원하는 것을 고려한 작품들은 흥행에서 실패한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을 썼을 때 규칙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그런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시나리오를 썼다. 몇 년이 지나 ‘작전명 발키리’를 각본을 썼을 때도 주위 사람들이 이런 것은 영화가 될 수 없다더라. 다시 곱씹어보면 ‘작전명 발키리’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총기 장면을 보면서 미국의 총기참사 떠올랐다. 미국의 총기 소유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잭 리처’라는 영화가 전세계 처음으로 시사회 하려고 했던 바로 전날, 코네티컷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그래서 행사를 취소했다. 그런 국가적인 분위기 아래 시사회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총기 소지에 대한 것은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개인의 자유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헌법에는 총기 소유를 자유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논쟁의 여지는 있다. 헌법이 우리에게 주고 있는 개인적인 자유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

개인적으로 총기에 대한 것은 개인의 자유며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라 본다 인간은 원래 선한 사람이라 믿고 싶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사건사고들을 접할 때 마다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총기문제에 대한 것은 답변하기가 매우 어렵고 불가능한 질문이다. 미국에는 지금도 총기를 소유하고 있는 시민이 많다. 사건이 난다고 해서 총기를 버리고나 국가에서 압수할 수는 없다.

영화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폭력장면이 있는데 여기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영화들에는 폭력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즐기지도 숭상하지도 않는다. 폭력에는 안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찬욱, 김지운 감독이 최근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어떤 성과를 낼 것이라 생각하나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했으면 한다. 할리우드에도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한국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에 대한 맛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12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12년 만에 메가폰 잡았지만 사실 1년에 한편씩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만든 영화는 굉장히 양극화된 영화고 반 상업적인 방법으로 촬영을 했다. 그래서 흥행에 실패했고 이후에 아무도 나에게 영화 연출을 제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12년 동안 각본을 수정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영화를 만들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쉽게 만들고 싶은 영화는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 ‘발키리’다. 이 과정에서 톰 크루즈와 인연을 맺었고 ‘잭 리처’도 만들게 됐다.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에 조언했듯, 꿈이 있으면 그것을 쫒아가라 말해주고 싶다”

▼‘미션 임파서블5’ 연출을 맡게 됐다고 들었다
“톰 크루즈와 이야기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은 초기. 지금까지 봐온 어떤 영화보다 주눅든다. 압박이 있다. 규모 때문만은 아니라 영화가 가지는 분위기가 그런 것 같다.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를 따라가야 하는 영화며 장르도 신경을 쓰이게 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런 것을 하이클래스 프러블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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