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수출中企] 누가의료기, 의료기기 수출 급성장…11년만에 업계 '빅3'

입력 2013-06-19 15:30  

초음파·저주파·헬스케어…러시아 시장서 인기 폭발
올 매출 1억달러 예상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은 의료기기 전문업체 누가의료기(회장 조승현)는 의료기기 업계의 ‘신데렐라’다. 최근 3년 동안 수출이 급성장하면서 삼성메디슨과 한국지이초음파, 지멘스초음파 등의 수출 3강 구도를 깨고 업계 ‘넘버 3’가 됐다.

○수출 3강 구도 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실적보고시스템에 따르면 누가의료기는 지난해 7173만2000달러를 수출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 중 3위를 차지했다. 2010년 수출액 4590만5000달러로 7위, 2011년 5521만2000달러로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3년 연속 수출액과 순위가 동반 상승했다.

누가의료기는 전체 매출의 95%를 수출로 거두고 있다. 전 세계 103개국, 3500곳에 사업장을 두고 각종 의료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은 초음파, 저주파, 피부미용, 헬스케어, 병원용 의료기기 등이다. 그중 대표적인 상품은 가정용 온열치료기인 ‘누가베스트 NM-5000P’다. 뜸과 지압, 척추온열마사지, 저주파 원리 등을 이용해 근육을 풀어줘 피로를 회복시키는 기기다. 누가의료기 관계자는 “러시아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현지에서 누가의료기의 인기는 말그대로 폭발적”이라고 소개했다.

누가의료기는 한·일월드컵 열기가 한창이었던 2002년 6월 설립됐다. 의료용구 제조업 허가를 받은 뒤 곧바로 해외에 진출했다. 2002년 중국기업법인 영업허가를 시작으로 2003년엔 미국 서부사업본부를 설립했고, 호주 총판 계약도 맺었다. 2004년엔 수출 100만달러를 기록한 뒤 같은 해 가을께 5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듬해인 2005년엔 수출 2000만달러를 달성했다. 2년 만에 20배가 된 셈이다.

수출 수요가 커지면서 강원 원주시에 신축 공장을 설립했다. 1년 만인 2006년 수출 6000만달러를 달성하자 조 회장은 본사를 원주로 이전하고 공장도 증축했다. 2008년엔 미국 현지에 계열회사인 ‘누가베스트’를 세워 미주 지역 수출을 확대해 나갔다. 2010년에는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도 벌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실적 역시 이 같은 사업 확대로 인한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2010년 4740만달러, 2011년 6200만달러, 지난해 8000만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3년 현재까지 누적 수출액은 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누가의료기는 올해 예상 매출 을 1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

누가의료기는 현재 전 세계 모든 대륙과 국가에 영업소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의료기기 대표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초창기엔 어려움도 있었다. 회사가 설립되던 2002년엔 의료기기 업체가 국내에 난립하고 있었기 때문. 주위에선 “현재 국내에 의료기기 업체가 56개나 있다”며 “57번째 창업인데 경쟁력이 있겠냐, 곧 거지가 될 것”이라며 만류했다. 특히 자금 문제로 창업 후 3년 동안은 수많은 고비를 겪었다. 특히 끊이지 않는 자금압박을 받던 조 회장은 회사 수익 창출을 위해선 해외시장 개척만이 살 길이라고 판단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마케팅이었다. 엔지니어 출신인 조 회장은 마케팅엔 문외한이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초창기 해외에서 문의전화만 와도 메일이나 전화뿐 아니라 상품을 들고 직접 해외 상담자들을 찾아갔다. 상담자 집에 기기를 설치해주고 출장기간 동안 마음껏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바이어들은 조 회장의 몸으로 하는 세심한 마케팅에 감동을 받고 대부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매출 대부분을 수출로 얻는 기업답게 회사 경영시스템도 수출에 맞게 구성했다. 해외영업 인력과 기술 인력에 가장 큰 비중을 뒀고 해외 현장을 능동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사적 해외영업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조 회장은 “교육시스템 덕에 임원에서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외 인력은 철저한 현지 개척 노하우를 갖게 됐다”며 “이 같은 노력으로 매년 상담 대비 90% 이상의 계약 성공률을 기록하며 수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제품은…개인용 온열 저주파 조합자극기 '누가베스트' 대박

온열의료기기는 초음파, 원적외선, 저주파 등의 기능을 갖추고, 지압이나 마사지 효과를 내 근육통과 신경통 등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대체 의학기기다.

누가의료기를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개인용 온열 저주파 조합자극기 ‘누가베스트 NM-5000P’는 기존의 한방 원리인 온열요법과 뜸, 지압 효과에 인체의 근육과 해부학을 접목시킨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법) 치료법을 적용했다. 내장된 척추 롤링 마사지기를 이용해 뭉쳤던 근육을 풀어준다. 또 신체 부위별로 원적외선, 저주파 방식을 선별해 치료하고 우리 몸 어느 부위라도 완전히 밀착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빠른 숙면을 도와주는 누가의료기의 ‘NM-2500Q’도 해외에서 인기다. NM-2500Q는 토르마늄 세라믹 매트로, 세포조직을 활성화해 노화방지, 신진대사 촉진 등에 효과가 있는 원적외선이 방출돼 잠든 사이 근육통 완화와 혈액순환 개선을 돕는다.

NM-2500Q는 또 음이온이 자연 방출되는 천연광물인 토르말린과 맥반석, 화산암, 게르마늄을 가공해 만든 토르마늄이라는 특허 물질로 이뤄져 있다. 토르마늄은 영구적인 전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혈액순환과 피로회복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전기료와 전자파를 걱정하는 이들에게도 NM-2500Q는 탁월한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분리난방형이라 절전 효과가 뛰어나고 건강에 유해한 전자파와 수맥을 차단하는 기능이 내재돼 있다. 내장된 온도감지센서로 안전하게 원하는 온도로 맞출 수 있고 타이머로 원하는 시간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탁월한 영상시스템을 자랑하는 디지털 진단용 엑스레이 촬영장치인 ‘MARS-2500’과 의료영상 저장 전송장치 ‘멀티 알’도 개발했다.


◆조승현 회장 "고객이 원하는 제품 만들 것"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차세대 의료기 개발 집중
브라질 시장 개척에 총력

세계로 거침없이 뻗어나가고 있는 누가의료기지만 경쟁상대도 만만치 않다. 선발주자도 많고 뒤를 추격하는 업체도 많다. “누가의료기의 경쟁상대는 누구냐”는 질문에 조승현 회장(50·사진)은 “경쟁상대를 꼽기보다는 ‘그들을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조건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효율적인 조직관리 △시기적절한 투자유치를 꼽았다.

조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강조했다. 이 문구엔 어떤 시련과 난관이 닥쳐와도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헤쳐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2002년 회사를 세우고 국내에 정착도 하기 전에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그의 말은 누가 들어도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창업 초기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조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으로 중국 칭다오에 ‘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를 세우며 도전장을 던졌고, 보란듯이 성공을 거뒀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처음부터 국내 하나만 보고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그 당시 반대와 걱정으로 일관했던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국내에만 머물렀다면 누가의료기는 지금 그저 그런 회사로 남아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직원들에게 매일 강조하는 또 다른 경영철학은 ‘고객이 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다. 항상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해 고객의 신뢰를 얻자는 의미다. 그는 의료기기가 복잡하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누가의료기 제품들은 노인들도 혼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한 게 특징이다. 또 △세련된 디자인 △풍부한 기능성 △인체공학적 설계라는 특징을 가미했다.

조 회장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과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누가의료기 연구개발센터를 세운 후 누가 정보기술(IT)융합의료기기연구소를 추가로 세웠다. 이곳에선 연세대와의 산학 협력을 통해 인체 신호를 분석하는 유헬스케어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조 회장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브라질 시장 진출이다. 의료기기 수입과 관련된 인허가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지만 그 중에서도 브라질은 제도적으로 상당히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 그는 “2년이 넘는 기간 공을 들였지만 국내 의료기기업체가 브라질에서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며 “또 한 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발휘해 중남미 시장의 핵심인 브라질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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