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려면 성경험 있어야” 여고생 제자 성폭행, 배용제 시인 구속

입력 2017-03-17 13:06  


미성년 제자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시인 배용제 씨(54)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17일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아동·청년의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준강간·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배용제 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용제 씨는 2008년3월부터 2013년11월까지 경기 고양시 소재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시창작 과목의 전공실기 교사로 근무하면서 제자들을 강제추행하고 간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배 씨는 자신의 추천서를 받아야 주요 대회에 나갈 수 있는 등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창작실에서 총 5명의 학생을 강제추행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간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 씨는 2013년 3월 창작실 안 서재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A양에게 "나는 너의 가장 예쁜 시절을 갖고 싶다"라며 입을 맞추고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지방에서 백일장 대회가 열리자 "늦게 끝나니까 부모님께 친구 집에서 자고 간다고 말해라"고 시킨 후 창작실로 불러들여 성폭행했다.
그는 2013년 9월 "너는 내가 과외를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과외 해주는 것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해 겁을 먹은 B양이 울자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다른 학생에게 "선생님이랑 사귈래? 시 세계를 넓히려면 성적인 경험이 있어야 한다"라며 추행했다.
배 씨는 2011년 학교 복도에서 한 여학생이 넘어지자 속옷이 보인다고 말하는 등 2013년까지 19차례에 걸쳐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는다.
이번 사건은 2016년 10월 `배 씨가 고등학생 제자를 불러 내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SNS에 퍼지면서 불거졌다.
사건 초기 배 씨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수사기관에서는 제자들과 합의·동의 하에 이뤄진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씨는 `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 `다정` 등 시집을 출간했고, 최근에는 시집 `다정`으로 2016년 `올해의 남도 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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