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편. 2016년 주가 예측시 최대 적(敵)…'6대 악습'과 '7대 함정'

입력 2015-11-16 09:59  

269편. 2016년 주가 예측시 최대 적(敵)…`6대 악습`과 `7대 함정`


인터넷, 스마트 폰, 핀테크, 인터넷 뱅크, 사물인터넷(IoT). 1990년 이후 금융행위 툴의 변화다. `황의 법칙(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이 적용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특성상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큰 변화가 불어 닥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툴의 발전은 금융행위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현찰(법화) 폐지론 혹은 무용론`이 분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 창구에는 고객이 없다. `금융위축과 노마드 현상`이다. 한때 치킨 가게보다 더 많이 생겨났던 금융사 지점이 신설됐다는 소식이 들린 지도 오래됐다. `3무(無) 현상`이다.

가장 당혹스러운 주체는 중앙은행이다. 금융위기 이후 그 많은 돈을 풀고 정책금리마저 `제로` 수준으로 낮춰 놓았지만 효과는 종전만 못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일본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갈수록 높아지는 비판과 책임을 면하기 위해 돈을 더 푸는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점이다.

현실이 급변함에 따라 종전의 경제이론도 잘 맞지 않는다. 경제이론 생성의 기본 틀(현실진단->가정설정->경제이론)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을 포함한 각종 전망기관의 예측까지 들어맞지 않음에 따라 `뉴 노멀`에서 `뉴 앱노멀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누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있다.

뉴 앱노멀 시대에는 선무당이 날 뛰면서 `부두 경제학`이 유행한다. 부두(boodoo)는 미국 남부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마교(魔敎)로, 예측자가 예측을 내놓지만 실제로 맞지 않거나 다른 효과가 나타날 경우 `이는 투자자를 상대로 한 일종의 기만행위나 마찬가지다`라는 의미에서 사용된 용어다.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를 경시할 때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

선무당이 예측할 때 `미첼 함정`에 쉽게 빠진다. 미국의 경기예측론자인 웨슬리 미첼은 "그릇된 비관론이 위기에 봉착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그릇된 낙관론이 태어난다"며 "새로 탄생된 오류는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미첼 함정에 빠져 주가를 예측할 때 `6대 악습`이 고질적으로 나타난다.

첫째, 주가 예측이 시장흐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른 금융변수와 마찬가지로 주가도 선제적으로 예측해야 본래의 목적인 시장안정과 투자자의 안내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시장흐름을 쫓아 사후적 혹은 대증적으로 예측할 경우 오히려 시장과 투자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주가 예측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너무 쉽게 자주 수정한다. 직전의 예측이 채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것도 비교적 큰 폭으로 바꾸는 사례가 많아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주가를 예측하는 기법이나 모델이 있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셋째, 성장률과 같은 실물통계도 아닌데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주가를 예측하는 것도 놀라울 정도다. 다른 변수와 달리 주가는 심리적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수치를 들어 예측하기가 쉽지 않고 설령 맞았다 하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주가 예측에 있어서는 `족집게`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군집성 주가예측 관행도 흔하게 범하는 고질병이다. 군집성 주가예측이란 전년도에 주가예측을 잘 한 사람의 시각으로 다음연도 주가 예측 때 쏠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악습은 예측자가 자신감이 없거나 나중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대부분 예측기관도 이 유혹에 빠진다.

다섯째, 군집성 예측관행은 주가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성장률을 예측할 때는 중앙은행에서 제시한 전망치에서 상하 0.5%p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예측결과에 대해 실제치가 예측치에 근접하면 `봐라! 내가 예측한 데로 됐지 않았느냐`는 과신 속에 마치 자신이 예측한 것처럼 `자가당착의 오류`에 빠진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날로 증가한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이전보다 더 영향력이 커진 심리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겹치면서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예측을 하는 목적중의 하나가 투자자와 경제주체들을 안내하는 역할이다. 이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경기 회복) 혹은 주가 하락(경기 침체)` 추세는 맞아야 하고, 실적치에 대비한 예상 오차율이 일정 범위를 빗나가지 말아야 한다.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는 예측기관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확한 미래예측이 전제가 돼야 하는 사회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더 그렇다. 미래를 대비하고 예측하는 능력이 경제주체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 속에서의 기업과 금융사의 위치 파악과 지향할 미래상에 대한 방향설정은 나침판과도 같은 존재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만큼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인 아폴로가 미래를 통찰하고 신탁을 했다는 `델피의 신전`에서 유래된 `델파이기법(delphi technique)`은 여러 전문가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설문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복적으로 수집·교환함으로써 제시된 의견을 발전시켜 나가는 예측방법이다.

`트렌드 분석(trend analysis)`은 현재와 과거의 역사적 자료 또는 추세에 근거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 변화의 모습을 투사하는 방법이다. 일련의 데이터에 연장선을 긋는 방법으로 추세를 예측할 수 있으며 수학적·통계적인 방법을 활용한다. 경제성장, 인구증감, 에너지 소비량, 주가 등 가격변수 등을 예측하는데 사용된다.

`직관적 예측(intuitive forecasting)`은 주관적 판단에 입각해서 미래를 추측하는 방법이다. 추측은 주관적 판단에 기초해 미래의 변화 모습을 예측하며 추측의 기초는 예측자의 통찰력, 창조적 지각력, 내면의 숨은 지식 등 직관력으로부터 나온다. 예측의 결과는 예측자 자신의 목표, 가치, 신념, 선입견, 편견, 의도가 무의식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자유토론 기법(brainstorming)`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자유로운 토론을 주고받는 가운데 미래에 관한 전망을 종합해 내는 기법이다. 주로 연구 초기에 전반적인 상황을 조망하고 연구주제를 구체화하거나 과제를 추출하는 단계에서 널리 사용된다. 정해진 기간 동안 주기적 모임을 통해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해 전략을 수립한다.

미래예측기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시나리오(scenario) 기법`은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해 각각의 전개 과정을 추정하는 기법이다. 미래의 가상적 상황에 대한 단편적 예측이 아니라 복수의 미래를 예측하고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나타날 문제점 등을 예상해 보는 방법이다.

시나리오 기법의 목적은 `미래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이러 이러한 조건들이 만족된다면, 혹은 이러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예측시 함정도 많다. 즉, 트렌드 분석에 따른 함정, 심리적 편향에 따른 함정, 고정관념 함정, 자기 과신 함정, 기억력 함정, 신중함 함정, 증거확인 함정 등 이른바 `루비니-파버의 7대 함정`이 대표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 상승률이 무려 100%가 넘는 커다란 투자기회를 잃게 한 것에 대한 비꼬는 용어이긴 하지만 많은 교훈을 함축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특정지표가 주가를 얼마나 선행하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게 교차상관계수를 구하보거나 마코브-스위치 모델, 카오스 이론, 인공신경망 등이 자주 활용된다. 특히 주식투자전략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국면전환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마코브-스위치 모델이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가 예측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시장안정과 안내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증권사와 유관기관은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를 키워야 한다. 주가 예측도 사후적보다 선제적으로, 지수 수준보다 추세 전환으로, 인기 영합적 군집형 예측보다 소신있는 다원적 예측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동일하게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림 1> 선진국 경제성장률 추이 및 전망



자료 : IMF World Economic Outlook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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