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가까이 둔화, 1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저성장에 저물가 현상이 겹치면서 경제가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드는 디플레이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재정·통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 물가상승률 근 2년째 내리막길 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1999년 9월의 0.8% 이후 1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은 2011년 여름부터다. 2011년 8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8월에 1.2%까지 내려간 물가가 9월에 2.0%로 잠시 올라서는 듯 했지만 10월에 2.1%를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둔화세다. 특히 최근 7개월은 1%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차근차근 상승률을 낮춰 1.0%로 수렴했다.
경제 성장률 역시 같은 흐름이다. 2011년 2분기에 0.8%를 기록, 0%대로 접어든이후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0%대를 기록 중이다.
5월 물가상승률이 이처럼 둔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전반적으로 수요가 부진한탓이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경제 주체들이 소비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미시적으로 들어가면 농산물(-3.7%)과 석유류(-2.6%)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요인이 컸다.
농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 덕분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 가뭄 영향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하기도 했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추세의 영향을 받았다.
◇ 당분간 저물가 유지될듯…6월 반짝 반등 가능성도 물가 상승률이 더 둔화될 것인지 여부를 두고서는 시선이 엇갈리지만 당분간 큰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것이아니냐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6월 물가 상승률이 0%대로 진입할지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동향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서비스 부분이 오르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둔화 곡선을 그리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현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년 정도 물가 하락이 계속돼 경기가 침체되는 상태로 정의한다.
통상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저금리가 되지만 기업은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투자를 기피하고 임금을 줄이거나 기존 노동자를 해고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름철 기상 이변이나 곡물가격 불확실성 등 불안 요인이있지만 최근 기상 호조나 국제 유가를 보면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은 특수 요인이 많아 디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보기는어렵다"고 분석했다.
◇ 전문가 "디플레이션 우려…정책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으로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저성장과 저물가가 계속되면 경기 불황 악순환의 고리를 쉽게 끊을 수 없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현재 물가 상승률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IMF와 금융위기 닥쳤을 때와 비슷하다"라며 "내수가 오랜기간굉장히 위축돼 있는데 이대로 가면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이 제시한 물가안정 범위(2.5∼3.5%) 하한선을 7개월째 밑돌고 있다"며 "이는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접어들었다는 징후이며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아직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상황이 아니더라도 예의주시하면서 정책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디플레이션에 완전히 돌입했다기보다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가 상황이 이대로 가면 경기가 치고 올라올계기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경기 상황이 반영됐으며 석유와 농산물 등의 가격이 떨어진 영향도 크다"며 "물가 상황을 지켜보면서경기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 등 통화정책 측면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pan@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저성장에 저물가 현상이 겹치면서 경제가 악순환의 고리로 빠져드는 디플레이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재정·통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 물가상승률 근 2년째 내리막길 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1999년 9월의 0.8% 이후 1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은 2011년 여름부터다. 2011년 8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8월에 1.2%까지 내려간 물가가 9월에 2.0%로 잠시 올라서는 듯 했지만 10월에 2.1%를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둔화세다. 특히 최근 7개월은 1%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차근차근 상승률을 낮춰 1.0%로 수렴했다.
경제 성장률 역시 같은 흐름이다. 2011년 2분기에 0.8%를 기록, 0%대로 접어든이후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0%대를 기록 중이다.
5월 물가상승률이 이처럼 둔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전반적으로 수요가 부진한탓이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경제 주체들이 소비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미시적으로 들어가면 농산물(-3.7%)과 석유류(-2.6%)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요인이 컸다.
농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 덕분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 가뭄 영향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하기도 했다.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추세의 영향을 받았다.
◇ 당분간 저물가 유지될듯…6월 반짝 반등 가능성도 물가 상승률이 더 둔화될 것인지 여부를 두고서는 시선이 엇갈리지만 당분간 큰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것이아니냐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6월 물가 상승률이 0%대로 진입할지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동향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서비스 부분이 오르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둔화 곡선을 그리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현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년 정도 물가 하락이 계속돼 경기가 침체되는 상태로 정의한다.
통상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저금리가 되지만 기업은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투자를 기피하고 임금을 줄이거나 기존 노동자를 해고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름철 기상 이변이나 곡물가격 불확실성 등 불안 요인이있지만 최근 기상 호조나 국제 유가를 보면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은 특수 요인이 많아 디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보기는어렵다"고 분석했다.
◇ 전문가 "디플레이션 우려…정책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으로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저성장과 저물가가 계속되면 경기 불황 악순환의 고리를 쉽게 끊을 수 없어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현재 물가 상승률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이다. IMF와 금융위기 닥쳤을 때와 비슷하다"라며 "내수가 오랜기간굉장히 위축돼 있는데 이대로 가면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이 제시한 물가안정 범위(2.5∼3.5%) 하한선을 7개월째 밑돌고 있다"며 "이는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접어들었다는 징후이며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아직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상황이 아니더라도 예의주시하면서 정책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디플레이션에 완전히 돌입했다기보다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가 상황이 이대로 가면 경기가 치고 올라올계기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경기 상황이 반영됐으며 석유와 농산물 등의 가격이 떨어진 영향도 크다"며 "물가 상황을 지켜보면서경기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 등 통화정책 측면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pan@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