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원·위안 직거래시장, 원화 국제화 시험대 될 듯

입력 2015-10-31 18:58  

위안화 표시 외평채 첫 발행…'위안화 국제화' 선제대응 포석

한국이 '원화 국제화'를 위한 장도(壯途)에 올랐다.

기획재정부와 중국 인민은행이 31일 합의한 대로 내년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열리면 원화가 해외에서 직접 거래되는 첫 사례가 된다.

지금까지 정부는 환투기 우려 등을 이유로 해외에서 원화 직거래를 허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한 이후 추이를 살펴보면서 '해외원화거래'의 빗장을 어느 정도 속도로 얼마나 풀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상하이시장 시험 운영 후 점진적 원화 국제화 추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대부분 자국 통화가 해외에서 현지 거래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이를 막고 있었다.

국내 외환시장과 다른 원화 환율이 형성되면 원화 가치가 불안해지고, 원화가환투기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원화 국제화는 신중히진행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그러나 원화 국제화를 통해 무역거래에서 원화 결제 비중을 높여야 한국 기업들이 오히려 환율 변동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금융기관의 수익성도 높아진다는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올해 3분기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 대금 결제에서 원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2.5%였다. 기축통화인 달러화 결제 비중은 86.1%, 유로화는 5.1%다.

원화로 결제하는 수출입 대금이 많아지면 굳이 달러화가 없어도 되기 때문에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논리도 있다.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은 정부로선 원화 국제화를 위한 일종의 시험대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규모가 큰 런던이나 홍콩에 원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중국 외환시장은 정부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직거래시장 개설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하이에서 시험적으로 원화 직거래시장을 운용해 보고 점진적으로 원화 국제화 확대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에서 원·위안화가 직거래되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로선 미국 달러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원화와 위안화를 바꿀 수 있어 거래 비용과 환(換)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들은 원화 거래를 알선하면서 수수료 수입을 얻을수 있어 금융기관의 중국 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위안화표시 외평채, 세계 3위 중국 채권시장 진출 발판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은 한국 정부의 '원화 국제화'와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이 맞물린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와 직거래할 수 있는 통화를 늘려왔다.

현재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등 총 13개 통화가 위안화와 직거래 되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가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선제 대응도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외에도 중국 채권시장에서 위안화로 표시된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을 처음 발행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위안화 국제화 정책을 펴면서 전 세계의 위안화 표시채권시장은 2012년 1천737억 위안에서 올해 9월 2천81억 위안으로 확대됐다.

한국이 차입한 외화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0.5%, 지난해 1.2%,올해 1∼9월 14.9%로 높아졌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달러와 유로화로 표시된 외평채만 발행해왔다.

정부는 위안화 외평채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발행되면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전 세계 3위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중국 금융당국과의 이번 합의에서 원화의 국제활용도를 높이고 국내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을 확대하는 등 통화·금융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양방향 교류가 확대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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