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반장' 김석동이 제안한 '김영란법'과 동거하는 법

입력 2016-06-18 06:05  

1만원 이하 서울맛집 소개 '한 끼 식사의 행복' 출간"공무원 후배들이 떳떳하게 식사하길"…직접 가본 맛집 엄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쓴 서울 맛집 소개 책자 '한 끼 식사의 행복(한국방송출판)'이 두 달 만에 정식 출간됐다.

김 전 위원장이 공무원 후배들과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비매품으로 찍은 1천200부가 금세 동나자 출판사가 '책값'을 받고 서점에 내놓는 정식 출간을 결정했다.

책값이 책의 콘셉트와 맞는다. 단돈 5천원이다.

책에 소개된 식당 91곳은 냉면, 칼국수, 설렁탕, 해장국, 비빔밥 등 한 끼에 1만원이 넘지 않는 서민 맛집이다.

1인분에 1만5천원인 여의도 생태탕집을 소개하면서 "가격 때문에 소개를 망설였다"고 할 정도다.

30년 이상을 금융·경제 관료로 치열하게 살며 '대책반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김 전 위원장이 틈틈이 즐겨 찾는 식당이 총망라됐다.

대부분이 30~40년 역사가 있는 곳이다.

김 전 위원장은 "수십 년간 많은 사람이 다녀가 검증된 곳만 골랐다"며 "위치나환경이 다소 떨어져도 맛 중심으로 엄선했다"고 말했다.

평양냉면집 소개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이북 출신인 어머니와 걸음마 할 때부터 평양냉면을 먹으러 다녔다고 한다. 지금도 냉면집이 새로 생기면 꼭 가서 먹어본다.

"따로 말을 안 하면 조각 얼음을 띄운 육수가 나온다. 얼음 빼고 먹어야 제맛이난다"(평양냉면집 을밀대)는 단골손님의 '깨알 같은' 조언도 얻을 수 있다.

책에 실린 사진도 모두 직접 찍었다.

미식가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이 맛집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 곧 시행될 '김영란법'이다.

올해 9월 말부터 공무원, 공기업 직원,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은 직무와관련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를 대접받으면 처벌받게 된다.

그는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는 공무원 후배와 지인들이 떳떳하고 기분 좋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식당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과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할 때 비서만 대동하고단출하게 점심을 먹은 적이 많았는데, 당시의 '맛집 체험'을 십분 살렸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거기에 맞춰서 생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내수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언젠가는 가야 할 방향이며, 옳은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싼 음식점에서 한 번 먹는 것보다는 저렴한 곳에서 여러 사람과 한 끼식사를 나누고, 10만원짜리 명절 선물을 5만원으로 나눠 두 사람에게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맛집 책의 후속작은 '역사책'이다.

북방 고대사 연구에 조예가 깊은 김 전 위원장은 이르면 올해 말 우리나라 고대사와 유라시아 기마 유목민족의 역사를 엮는 역사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기마민족의 흔적을 찾아 만주, 몽골, 실크로드, 터키까지 직접 찾아다닌 결과다.

그는 지금 법무법인 지평이 설립한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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