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는 미국> 산업계 영향 명암 공존…업종별로도 희비(종합)

입력 2013-12-19 16:28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에 끼칠 영향 추가하고 업종별 영향에 대한 전망을 전반적으로 보완, 경제단체들의 반응 등 추가함>>전자·車 대미 수출 '긍정적'…신흥시장 타격은 '불안 요인'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양적완화(QE) 축소에 착수해'출구전략'에 시동을 걸면서 마침내 국내 산업계도 그 영향권에 들게 됐다.

양적완화 축소는 그 자체가 거대 시장인 미국의 경기 회복을 함축한 것이지만신흥국 등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드는 요인이기도 해 국내 산업계엔 빛과 그늘을 한꺼번에 드리울 전망이다.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전자·자동차 업종은 걱정보다 기대가 높은 반면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 업종이나 금리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동산 업계 등은 우려의 기색이 역력하다.

◇ 전자·자동차는 웃고, 철강·부동산은 울고 전자업계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경기 회복'이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IT(정보기술)·가전 제품의 경우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생산하는데다 양적완화의 축소 폭이 예상보다 작고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해 당분간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로 이미 성장 둔화세를 보이는 신흥국들의 경기가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은 걱정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환율에대해서도 결제통화 다변화와 높은 해외생산 비중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의 경제의 본격적인 부활을 뜻하는 신호로보고 자동차 판매 회복에 대비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정도인 데다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로 미국의 자동차 판매성장률은 한풀 꺾일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자동차산업연구소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수요가 올해 7.6% 성장하지만 내년에는 3.2% 증가하는 데 그친 1천610만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쏘나타·제네시스·K9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슈퍼볼 광고 등 마케팅 강화, 제값 받기 정책, 미국 현지공장의 생산성 제고 등을 통해 올해 주춤했던 판매 실적을 내년엔 성장세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아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협회 한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경기가 타격을 받으면 철강 수출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포스코[005490]는 양적완화 축소로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 환차익이 발생할 수있지만 반면 일본 시장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대규모 투자를 한 신흥국의 자본 유출로 신흥국 통화 약세가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환리스크 회피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과 큰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종은 미국 경기와 직접 맞물려 돌아가는 업종은 아니어서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자금 압박을 받는 다른 대형업체 관계자는 "당장은 큰 영향이 없어도 이번 조치의 예고적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며 "내년에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 시중자금 부족, 금리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가 또 다른 엄청난악재를 만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출 주력산업인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걱정이 크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세계 경기의 악영향과 소비 위축으로 석유제품 수출에 다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 경기가 타격을 받으면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선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원화가치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유가 부담이 줄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 여객사업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제조업 수출이 감소하면 화물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황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해운업계에서는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측면은 걱정하지만 미국 경제가 회복돼 물동량이 증가해 해운경기가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국내 해운사 매출에서 미국 노선은 가장 비중이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실물경제가 살아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동량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양적완화 축소가 중기의 자금 유치와 신흥시장 수출에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현 정부 들어 확대된 중소기업 지원 등에 힘입어 큰 피해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양갑수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동남아에 주요 수출국이 많아서 영향이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국 경기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선진국 경기에 여력이생긴 만큼 아직 크게 우려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재계 "통상임금 확대, 엔저로 힘든데…엎친 데 덮친 격" 산업계는 양적완화 축소가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우리로선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신흥국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수출이 다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동성 감소로 원자재 시장에 대한 자금 공급과 실물자산 수요가 줄면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박사는 "결국 문제는 양적완화 축소의 속도"라며"급격히 축소되면 미국의 성장요인이 전 세계 경기에 파급되지 않고 오히려 신흥국의 경기 위축을 불러와 모두 다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계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엔화약세 기조의 장기화,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내려져 실물경기를 위축시킬 수있다는 우려도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가 예정된 사안이긴 하지만 통상임금이슈까지 더해 기업들로선 향후 경영전략을 짜는 데 부담이 커졌다"며 "확장경영보다는 '스퀴즈(쥐어짜기)'를 위주로 안정적인 축소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무엇보다 엔저의 장기화·가속화로 일본과 경합관계인 자동차, 철강 등의 수출 둔화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신흥국으로의 수출감소 가능성에 대비해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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