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빅3' 천문학적 손실 쇼크…탈출구 있나

입력 2015-07-29 18:41  

해양플랜트 적자 눈덩이…역량 부족으로 변수 대처 실패추가 손실 우려도 나와

세계 조선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빅 3'조선사가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손실로 2분기 최악의 실적 충격에서 헤어나지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이 지난해 세계 조선 경기 불황과 해양플랜트 부문의 막대한손실로 사상 최대인 적자 3조2천495억원을 낸데 이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해양플랜트 사업이 차질을 빚어 올해 2분기 각각 3조318억원과 1조5천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경험·역량 없이 해양플랜트 뛰어들었다가 비용 눈덩이 조선 3사가 29일 올해 2분기 4조7천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의 적자를 낸 것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공기가 지연되면서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당 약 6천억원에 수주했지만척당 평균 10개월∼1년가량 지연되면서 1조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010140]은 2013년 30억 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사업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냈다.

이는 경험과 역량 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0일 담화문에서 "설계와 조달을 망라한 공사(EPC) 등 미경험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공정상 오류가 많았고 기존 유사 프로젝트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한 실행예산이 의욕만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면서 "대규모인력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숙련 작업자의 낮은 생산성도 원가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실적 부진에 대해 해양 EPC 프로젝트의 경험 및 역량 부족등으로 공정이 많이 늦어진 것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한국 조선소는 기본설계와 핵심기자재 생산 능력이 없어 이를 전문 업체에 맡기고 있어 잦은 설계 변경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선 3사는 이 때문에 실제 건조 과정에서 원가가 애초 예상한 실행예산을 훌쩍넘어서는 일을 겪었다.

하지만 발주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이들 조선사가 떠안았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시추선 건조 지연으로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발주처인노르웨이의 원유 시추업체 '송가 오프쇼어'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제중재절차를 밟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홍성인 기계산업전자팀장은 "우리 업체들이 잘할 수 있는 본체 조립만 하다 오일 메이저에서 턴키 방식으로 전체를 책임지라고 하자 너무 쉽게 응했다"면서 "공정을 정확히 판단할 능력이 없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을 때 걷잡을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유가 하락세 때문에 오일메이저가 공정 지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것도영향을 미쳤다고 그는 덧붙였다.

◇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도 암울 문제는 조선 빅3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을 포함해 빅3가 과당 경쟁으로 저가에 수주한 해양플랜트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로 인한 손실을 지난해 3조원 가량 털었으나 올해 2분기에도 일부 해양플랜트 사업의 공기 지연으로 손실이 생겼다. 삼성중공업도 분기마다 해양플랜트 손실을 반영하는 실정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일단 2분기에 대규모 해양플랜트 손실을 털어냈으나 하반기에도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우조선 측도 일단 2분기에 대규모 해양플랜트 손실 부담을 털어냈으며 하반기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건은 수년간 건조되는 것이라 하반기에도 어떤손실이 반영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하반기에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악화를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2분기 조선 빅3의 실적은 사실상 어닝 쇼크 수준이었다"면서 "문제는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올해는 조선사들에고난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소들은 지난해부터 유가하락으로 해양플랜트의 수주가 급격히 감소하자 '본업'인 선박 건조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과 현대중공업은 덴마크 선사 머스크로부터 각각 초대형컨테이너선 11척과 9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해양플랜트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조선사들의 생각이다. 현재로서는 낮은 유가 때문에 발주가 거의 없는데다 위험 부담이 크지만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조건부로 해양플랜트 수주 계약을 한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기본설계 후발주처에서 공사하자고 하면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인 팀장은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등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면서 고부가가치의 해양플랜트를 계속 가져가야 한다"면서 "공정관리를 치밀하게 하고 상선으로 리스크를 보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imy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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