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라진 명차 이야기③-아름다움의 극치 '부가티 타입41 르와이얄'

입력 2014-01-10 08:50  


 엔지니어였던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에게 예술가적 기질을 물려 준 것은 화가이자 예술가였던 그의 선친이었다. 이태리 출생이지만 예술의 나라 프랑스에서 머문 것도 아버지의 뜻에 따른 결과였다.






 덕분에 부가티는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를 만든 회사로 유명하다. 1920년대 자동차경주를 휩쓸었던 타입35는 부가티의 명성을 드높인 차종이었고, 30년대 불과 6대만 제작된 타입41은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지금도 받고 있다. "원형의 자동차 피스톤보다 사각형이 더 아름답다면 피스톤마저 사각형으로 만들었을 것"이란 에토레 부가티의 말이 결코 헛된 공언은 아니었던 셈이다.






 최초의 르와이얄은 1926년 타입41의 프로토타입인 섀시번호 '41110'이다. 길이 5.4m의 4인승 컨버터블에 직렬 8기통 1만4,700㏄ 엔진이 탑재됐다. 당시 프로토타입에 훗날 르와이얄(Royale) 차명이 부여된 것은 왕족이 첫 차를 사려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초대형 고급차였던 히스파노 수이자는 당시 스페인의 알폰소 13세의 후원을 받고 있었는데, 알폰소가 부가티 타입41의 첫 구매자였다. 이후 루마니아, 벨기에 국왕이 당시 영국산 최고급차인 롤스로이스 팬텀보다 3배 비싼 가격으로 르와이얄을 구입했다. 이후 르와이얄은 추가로 3대가 생산됐고, 결국 6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프랑스는 6대 가운데 쿠페 나폴레옹과 파크워드 리무진을 프랑스의 보물로 여기는 중이며, 포드 박물관에 소장된 카브리올레를 비롯해 쿠페 드빌, 베를린 드 보야지, 카로세리 케르넬 구페는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한 대가 국내에 들어왔다는 얘기도 회자되는 중이다. 
 




 부가티의 예술성은 현재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부가티 생전에 제작된 7,500대의 자동차가 전 세계 곳곳의 박물관과 수집용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1,000만대 이상 생산된 포드 T형이 대부분 사라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1956년 타입252를 마지막으로 부가티는 문을 닫았다. 이후 비행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다 1991년 부가티 정신이 되살아났다. 이 때 에토레 부가티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한 수퍼 스포츠카 EB110이 탄생하게 된다. "자동차는 달리기 위해 타는 것이지, 서기 위해 타는 게 아니다"는 부가티 정신을 최대한 담아낸 차종이다. 이후 EB110S를 내놓으며 명맥을 이었지만 1996년 다시 파산하고 말았다.






 1998년 폭스바겐은 부가티를 인수, 양산 스포츠카로는 가장 빠르다는 베이롱(Veyron)을 선보였다. 1920년대 타입35 경주차로 유럽 무대를 휩쓸었던 피에르 베이롱의 이름을 사용해 16기통 4번째 모델을 의미하는 '16.4'라는 숫자를 사용했다. 최대 시속 400㎞, 최대출력 1,000마력의 엄청난 성능으로 나름 인기를 얻은 차종이기도 하다. 최대 속도로 10분을 달리면 타이어가 녹을 만큼 강력한 힘을 자랑하지만 그 전에 연료가 먼저 바닥나 타이어 녹을 일은 없다고 한다.     

 18기통 3번째 차종인 '시롱(Chiron)'도 지난 2000년 선보인 바 있다. 승용차에 18기통 엔진이 적용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빠르기에선 그 어떤 자동차에 뒤지지 않되 예술은 살아 있어야 한다는 부가티 정신이 고도로 집약된 차종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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