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를 코인으로?…11조 암호화폐 큰손 된 이란

입력 2026-04-12 20:11   수정 2026-04-13 00:47

이란이 암호화폐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수년간 국제 제재가 이어지고 리알화 가치가 급락하자 이란 정권이 암호화폐를 자국 통화 방어 및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면서다.

12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의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78억달러(약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란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와 무역 결제를 위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최소 5억7000만달러어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 조사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과 5월 테더를 두 차례 매입했다. 엘립틱은 “테더로 리알화를 매입해 리알화 가치 급락을 막으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리알화 환율은 이달 기준 달러당 약 131만리알이다. 10년 전인 2015년 달러당 3만2000만리알 수준이던 것과 비교해 급락했다.

이란 정권은 수십억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무기·원자재 구매와 자금 비축에 사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사용자 중 하나는 이란혁명수비대”라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란 시민들도 자국 통화보다 암호화폐를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2월 미국의 이란 공격 개시 직후 이란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노비텍스에서 자금 유출이 7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1100만 명을 넘는 노비텍스는 이란 국민이 리알화를 테더로 교환한 뒤 이를 해외에서 다른 통화로 전환하는 주요 통로다. 전쟁 직후 이틀간 비트코인 유출액은 약 1030만달러에 달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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