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끼’ 많은 그녀, 안소미

입력 2016-05-23 10:09   수정 2016-05-23 11:45


[김벼리 기자] 그와의 첫 만남은 TV에서 툭 튀어나온 듯 방송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등장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주체할 수 없는 끼로 현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똑똑히 했던 그. ‘끝이 없는 매력’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개그우먼 안소미의 이야기다.

이렇게까지 끼가 많을 수 있을까. 2009년 19세의 나이로 ‘KBS 최연소 공채 개그맨’ 타이틀을 안고 DJ, 뮤지컬 배우, 트로트 가수까지. 안소미는 그렇게 종횡무진 연예계를 누비고 있었다.

인생에 몇 번 있을까 한 화보 촬영이기에 욕심이 났다는 그는 직접 남자 모델들을 섭외하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지인인 모델들과 함께 하는 촬영이라 수줍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셔터가 들어가자 자유자재로 포즈를 바꾸는 모습에서 데뷔 8년차 베테랑의 관록이 묻어났다.

누구보다 망가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부하던 안소미는 방송에서 보여줬던 귀엽고 앵앵거리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미녀 개그우먼 이미지에 감춰져 있던 그의 털털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 보자.

Q. bnt와 두 번째 화보 촬영이다.

작년에 찍은 bnt화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찍은 화보 촬영이었다. 그 때 찍을 때도 ‘한 번 더 하고 싶다. 그래도 내가 인지도가 있어야 시켜 주겠지?’ 했는데 이번에 또 연락을 줘서 너무 행복했다. 인생에서 흔치 않은 기회이기에 감회가 새로워서 모델들이랑 같이 찍으면 느낌도 좋을 거 같았다. 그래서 모델 친구들이랑 기자님한테 먼저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같이 찍으면 좋겠다고 나 혼자 생각한 거다. 친구들한테도 ‘얘들아 만약에 되면 혹시 도와줄 수 있어?’라고 물어보고. 그런데 이렇게 딱 친구들과 같이 찍게 돼서 너무 좋다.(웃음)

Q. ‘KBS 최연소 공채 개그맨’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이 있다. 열아홉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개그맨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장사를 해서 어릴 때부터 사회생활을 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때보다 솔직히 지금이 더 안 힘들다. 지금은 날 새서 촬영을 하게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솔직히 지금 연예인 되고 나선 다른 분들보단 되게 편하게 일하고 있는 편이다. 또 내가 힘든 내색을 잘 안 하기도 한다.

Q.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되게 즐기고 있는 거 같다.

즐겨야 하지 않겠나.(웃음)

Q. 최연소로 공채 개그맨을 합격하고 계속 승승장구했을 것 같지만 5년의 무명생활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그맨 선배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들었다.

그렇다. 개그맨들은 일단 방송을 나가야 인지도가 생긴다. 방송을 해야지만 수입이 들어온다. 그런데 방송도 안 된 상태에서 인지도도 없으면 행사도 안 들어온다. 그러면 그냥 손가락 빨고 있어야 하는데 그래도 개그맨들이 약간 동기애라든지 우애가 깊어가지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몇 분 정도 있었다. 수근 선배도 그렇고, 쌍둥이 선배(이상호-이상민)도 그렇고, 이상구 선배도. 정말 많다. 지금은 돈은 다 갚은 상태고. 정말 감사하다. 그래서 누가 어떤 일이 있어도 약간 의리는 지키는 스타일이라서. 그분들한테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Q. 방송에서 주로 앵앵거리고 귀엽고 예쁜 연기를 맡고 있는데 SNS를 보면 의외로 코믹한 사진들이 많다. 안소미의 실제 성격은 어떤지 궁금하다.

굉장히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는 편이다. 그런데 방송 ‘개그콘서트’에서는 예쁜 역할을 해야 하고 지나가는 예쁜 아가씨 역할을 많이 주신다. 사실 나도 약간 그런 이미지를 하기 싫은데 사람들도 잘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방송에서 못 다 보여주는 것을 SNS에 올리는 것도 있다. 그런 부분들이 억울하다. 누구보다 망가지라면 누구보다 더 잘 망가질텐데 말이다.(웃음)

Q. 방송에서 못 보여주는 모습들에 대한 욕구를 SNS로 푸는 거 같다.

맞다. 사실 정말 그렇다. 그리고 그런 못 보여준 모습을 이런 화보 촬영 같은 거로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얼마 전 타이틀 곡 ‘술 한잔’으로 트로트 가수 데뷔를 했다. 개그우먼으로서도 충분한 입지를 다졌다고 생각이 드는데 새로 트로트 가수를 시작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원래 개그우먼처럼 방송인이 꿈이긴 했는데 사실 복면가왕 나와서 했던 말처럼 똑같다. 진짜 꿈은 트로트 가수였다. 진영 언니나 장윤정 언니처럼 트로트 가수 되는 게 꿈이긴 했다. 그래도 개그맨이 먼저 돼서 기회가 없겠지 했는데 ‘끝까지 간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곡을 얻게 되었고,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또 이렇게 다른 면을 보여줬더니 시청자 중에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더라. ‘아 또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런 길을 찾았다. 또 이렇게 이 길을 계속 파자’ 나는 솔직히 어르신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방송 나와서 어린 친구들의 마음을 얻는 것도 좋긴 한데 그래도 나는 약간 어른들에 대한 그런 게 있다.(웃음)

Q. 그래서 장르도 트로트 가수를 택했는가.

그렇다. 그래서 그런 것도 있다.(웃음)

Q. 최근에는 MBC ‘복면가왕’에서 ‘사랑의 청사초롱’으로 깜짝 놀랄 무대를 선보였다. 어떻게 보면 방송에서 보여 지는 트로트 가수로서 첫 무대였을 텐데 어땠는지?

첫 무대다. 사실 나는 무대에 올라가도 잘 안 떤다. 솔직히 말하면 무대 올라가서 한 번도 떤 적이 없는데 복면가왕은 분위기가 되게 처음에 불이 다 꺼져 있는 상태에서 뜨든뜨든 하면서 반주가 시작된다. 거기에 가면을 쓰고 있고 그 순간이 진짜 심장이 막 터질 거 같았다. 나는 관객들을 보고 있는데 관객들은 나를 못 보지 않느냐. 사실 나는 망사 사이로 정말 하나하나 다 보인다. ‘나는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나랑 눈 마주치면 어떡하지?’ 그런데 조명이 켜지고 나니깐 그 때서야 약간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진짜 긴장이 많이 되었다. 그런 적이 처음이었다.

Q. 원래 꿈이 트로트 가수여서 그랬나 보다.

그런 것도 있었던 거 같다.(웃음)

Q. 그 때 ‘복면가왕’에서 판정단들이 본인을 나이 대 있는 트로트 가수로 볼 정도로 노래에서 상당히 연륜이 느껴졌다. 아직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그런 음색을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한데 혹시 남다른 사연이 있는지?

사연보다는 내가 노래방 가면 부르는 노래들이 정말 그런 노래들이다. 잘 모르시겠지만 박정식의 ‘천년바위’, 전미경의 ‘장녹수’, 박강성의 ‘문 밖에 있는 그대’ 진짜 이런 노래밖에 안 부른다. 초등학교 때 장사했던 그런 것들이 막 올라오면서 이런 옛날 노래를 부르게 된 거 같다. 그래서 아이돌 노래도 좋긴 한데 거의 그런 노래를 자주 불러서 판정단들이 그렇게 느끼신 거 같다.

Q. 복면가왕 출연 이후 행사가 많이 들어왔을 거 같다.

솔직히 말해서 복면가왕 출연 이후에 행사가 많아졌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방송도 막 들어오고. 아니 뭐 방송의 힘이 대단하더라.(웃음)

Q. 개그맨과 가수 활동의 차이가 있다면?

둘 다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똑같고, 둘 다 연기해야 하는 것도 똑같다. 그런데 개그맨은  연령대가 낮지 않냐. 그리고 개그를 짜서 그 짠 템포 대로 연기를 해야 하고 카메라 앞에서 똑같이 동선 대로 연기를 해야 하는 반면에 가수는 이쪽 무대를 가도 되고 내려가도 되고 어른들을 만날 수도 있고 그렇다. 연령대도 어른들이고 훨씬 편하긴 하고 좋다. 그리고 어떤 것을 해도 어떤 노래를 해도 다 예뻐해 주신다. 만약 개그에서 NG가 나버리면 다시 가야 된다. 그런데 가수는 NG가 없다. 그리고 가수가 더 연예인 같은 것도 있다.(웃음)


Q. 그리고 현재 ‘DJ쏘미’라는 이름으로 디제잉도 하고 있다. 의외의 모습인데 어떻게 DJ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돈 벌려고 시작한 거다.(웃음) 그런데 내가 노래, 춤 이런 거를 좋아한다. ‘개콘’에서도 보면 항상 춤 출 때 내가 항상 있다. 그런 거에 대해서는 빠지지 않아서 재작년에 쌍둥이 선배(이상민-이상호)랑 같이 디제잉을 배웠다. 그걸로 대학교 행사도 가고 클럽 행사도 가고. 음악이랑 같이 해야 하는 거니깐 너무 좋았다.

Q. 이상형이 어떻게 되는가?

나는 무조건 키가 커야 된다. 키 크고 어른들한테 잘 하고 예의 있고. 그리고 약간 나를 좀 컨트롤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업앤다운이 너무 심해서 지금은 이렇게 막 활발하다가도 집에 가면은 가만히 이러고 있다. 그래서 집에 절대 오래 안 있는다. 뭐가 되었든 밖에 나온다. 천둥 번개가 치든 나온다.

Q. 그래서 이번 촬영에 출연해 주신 모델 분들과 친한 건지.

그렇다. 그래서 내가 친구들을 좋아한다. 내가 친구들을 졸졸 따라다닌다.(웃음)

Q. 몸매가 정말 좋던데 타고난 건지 꾸준히 관리하는 건지 궁금하다.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내가 약간 다리가 말라 보여서 그렇게 보이는 거다. 지금 힘을 주고 있어서 그렇지 살들이 있긴 한데 체구가 작아서 그래 보이는 거 같다. 그래도 조금 찐 거 같으면 덜 먹거나 운동을 하고 있다.

Q. 현재 트로트 가수, DJ, 뮤지컬 배우 등 도전하고 있는 분야가 많은데 다시 태어나도 본업인 개그우먼을 택할 건지 궁금하다.

다시 태어나도 개그맨을 할 거 같다. 개그맨 하면서도 다른 것도 할 거 같다. 내가 성격상 하나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걸 했으면 또 다른 걸 이뤄야 한다. 또 이렇게 함으로써 목표를 일단 잡고 항상 그 목표를 정하고 나서 하는 게 습관이 돼서 스무 살 때부터 지금도 데뷔하고 나서 계속 목표가 바뀐다. ‘집을 내 명의로 해서 사야지’ ‘차를 어떤 걸 사야지’ 그리고 또 그걸 하기 위해서 돈을 어떻게 해서든 모은다. 그리고 ‘저 사람을 꼬셔야겠다’하면 어떻게든 하고.(웃음) 그런 게 있어서 목표를 하나 정하면 끝까지 해야 하는 게 있어서 디제잉도 그렇고 새로운 일을 자꾸 하게 되는 거 같다.

Q. 그러면 어떤 개그우먼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예의 있고 밝고 명랑하고 뭐든지 다 끼가 있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다. ‘쟤 너무 웃겨’ 이런 거 보다는 ‘쟤는 끼 많다. 잘 한다.’라는 말이 듣고 싶다.

Q. 끝으로 팬들에게 남기는 한 마디.

팬이 없다. 진심으로 내가 팬이 없다. “그렇지만 어딘가에 계실 팬 분들에게. 팬 분들 저를 정말 좋아하는 거 맞죠?(웃음) 언제 한 번 시간 된다면 제가 다 같이 밥 쏘겠습니다.”

기획 진행: 김벼리,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레미떼
요가복: 보그핏
시계: 망고스틴
안경: 룩옵티컬
백: 보그핏
슈즈: 레이크넨
운동화: 아키클래식
헤어: 크로체나인 언정 부원장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오희진 실장
모델: 민현중, 장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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