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전매력의 ‘아름다운 남자’ 육진수 선수, 희귀병 소아 위한 기부격투대회 열다

입력 2016-09-28 16:31   수정 2016-09-28 17:54


[김희옥 기자/사진 윤호준] 격투기 선수, 감독으로의 삶에서 이제는 방송인이라 불려도 무방할 만큼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육진수 선수.

그의 새로운 면으로 화제를 모아 얻었던 ‘울보 파이터’라는 닉네임처럼 그는 외모와 걸어온 길은 터프, 남성미 투성이지만 내면에는 반대로 감수성이 풍부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고, 반전매력 속에 돋보이는 유머러스함과 새로운 분야에 발 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남다른 도전 정신까지 지녔다.

또한 최근 그는 배우의 꿈을 갖게 됐다. 마동석과 같은 반전매력이 묻어나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최초의 생활연기를 하는 파이터가 되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예능까지 다양한 방면에서의 방송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도 전했다.

그의 인생에는 ‘최초’라는 단어가 많다. 격투기와 주짓수가 최초로 국내 도입 되었을 때 선수와 감독을 지냈으며 최초의 파이터 연기자를 꿈꾸고 세계 최초의 자선 격투단체 ‘엔젤스파이팅’을 만들어 경기 입장 수익을 희귀 난치병 소아들에게 전액 기부하는 ‘엔젤스파이팅’ 대회를 개최해 준비하고 있는 것. 다소 생소하기는 하지만 파이터들의 재능 기부를 통한 아름다운 마음이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가수 싸이를 비롯한 많은 스타들이 그들의 경기에 대한 파이팅 넘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배우 안보현을 비롯한 스타들의 경기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1인8역을 하고 있는 육진수 선수.

인터뷰를 통해 그를 알면 알수록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기부단체의 본부장으로서 그리고 아픈 아들을 가진 아버지로서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점점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 종합격투기 선수 육진수의 도전, 도전.


육진수 선수는 일본의 후지TV 속 격투기를 보고 종합격투기 선수의 꿈을 키워왔다가 국내 도입 직후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종합격투기 1세대다. 하지만 그는 일찍이 프로팀 감독으로 제자 양성과 함께 이른 결혼까지, 격투기 선수의 전성기로 지내는 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것에 대한 그는 항상 목마름이 있다.

개인적인 상황도 그러했지만 국내 상황 역시 그가 경기를 치르기엔 여건이 좋지 않았다. 20대 후반에 들어서야 드디어 꿈꾸던 격투기 선수가 됐지만 당시에는 국내에 격투기 경기가 많지 않았을 뿐더러 경기를 치르려면 마음먹고 해외로 가야만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선수시절, 많은 경기는 치르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아본다. 방송에서는 그의 독특한 캐릭터가 먹혔던(?) 것일까. 처음 방송을 접했던 것은 유재석이 진행했던 ‘진실게임’을 통해서였다. 당시 모델이었던 아내가 우연히 ‘험상궂은 외모에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남자분이 있을까’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그를 소개 한 것이었다.

그 뒤로도 ‘인간극장’에서 ‘미녀와 야수’편으로 출연, 모델라인 출신의 미녀와 결혼한 격투기 선수로 많은 나이차를 극복하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화제를 모은 뒤 방송이 끝도 없이 들어왔었다.


최근에 젊은 세대들까지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슈퍼스타K 4’에 출연하면서다. 김성주와 ‘불멸의 국가대표’라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추성훈씨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한마디에 슈퍼스타K MC였던 김성주가 출연을 적극 추천했던 것. 시즌 첫 회, 희귀난치병인 기도협착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대신해서 무대에서 시원하게 노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전했다며 아픈 아들 사연이 소개될 때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큰 화제만큼 아이를 내세워 동정표를 얻으려한다는 식의 질타는 그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오늘도 “인터뷰 오는 길에 이승철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나더라”라고 말할 정도로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그에게는 아마 그러한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운 비수로 꽂혔을 것이다. 반면 당신이 아빠의 희망이라며 레터와 함께 격려도 많이 받으며 상처를 이겨냈다.

“어릴 적에는 4차원 괴짜소리라 불릴 정도였지만 아픈 아들을 돌보면서부터 모든 것이 재미없어졌어요. 하지만 단 한명의 팬이라도 파이팅을 외쳐줄 때 많은 힘을 얻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방송을 하면서 책임감도 생겼을 뿐더러 성향도 많이 바뀌게 됐습니다.”

어쩌다 방송과 인연이 맺어졌고 물론 처음에는 운동선수라는 방향성이 있었기 때문에 재미삼아 나갔던 것이 지금은 방송을 좋아하고 급기야 배우까지 바라보고자 하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줬다.

# 배우를 꿈꾸는 만능엔터테이너 육진수


격투기선수 이미지와 친근한 아저씨의 이미지로 마동석의 아트박스 사장이 빵 터졌듯이 포장마차 주인역과 같은 생활연기를 하는 파이터 타이틀을 따기 위해 연기 연습과 함께 꾸준히 오디션장을 찾고 있다.

육진수 선수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점점 치열한 배우의 길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영화 배역 하나 따려고 영화에서 보던 배우분들이 다 대기하고 있고 오디션장에 와있는 것을 보고 ‘이곳도 삶의 체험현장이구나’, 소위 조금 잘생겼다 하면 “너 영화배우나 해봐”라는 식의 말도 해선 안되는 것이라 느낀다고.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가볍게 생각했다가는 정말 상처 받을 수 있는 곳, 1000만분의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곳이기에 두렵기도 하지만 얼핏보면 스스로 도전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남자로 태어나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고 죽자’라는 생각으로 많은 도전을 하고 싶은 것일 뿐,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되고 안되고는 하늘의 몫인 것이라 생각하는 그다.

격투기를 시작할때도, 주짓수를 시작할때도 미친놈 소리도 들었을 만큼 놀림과 멸시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보란 듯이 한국에서 자리 잘 잡았기에 배우라는 길도 그가 지나온 것처럼 몇 년 뒤에는 육진수 배우라는 말을 듣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미남 배우들은 많지만 자신만의 캐릭터가 확실한 배우는 없는 요즘 마치 유해진같은 배우들처럼 반전 매력과 유머까지 겸비한 캐릭터를 꿈꾼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 첫 인상은 무섭지만 착한 눈을 가졌다고 말하며 말투도 재밌다고 좋아해준다고. 스스로도 내면은 여성스럽고 감성적이지만 마초를 꿈꾸다가 웃긴사람으로 끝난다며 적당한 캐릭터와 함께 예능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파이터들의 재능기부, ‘엔젤스파이팅대회’


연기 트레이닝은 계속 받고는 있지만 현재는 전념을 하지 못한 상태다. ‘엔젤스파이팅’의 총괄 본부장으로 준비 중인 ‘제 1회 엔젤스파이팅 대회’의 해설을 맡았기 때문이다.

무대 조명까지 알아보고 다닐 정도로 힘든 시간이지만 아이들을 도울 수 있고, 사명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힘이 솟는다. 제휴를 맺은 삼성병원에서도 ‘사각지대인 희귀 난치병을 도울 생각을 했냐’고 묻더라며 아들이 희귀난치병이라서가 아니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애환을 알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기업에서는 소아암같은 병은 눈에 보이게 호전 될 수 있기 때문에 비주얼적인 면에서 기부를 많이 하지만 언제 나을지도 모르는 희귀병 난치병 친구들은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단 희귀병을 앓으면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어마어마한 치료비와 수술비가 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 제품을 수입해야 하고 이마저도 쉽게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예로 장비가 있는 독일에 메일을 보내서 몇 개 남았다며 겨우 2~3개 보내주는 것을 두 달이나 걸려 받아 볼 수 있다.

또한 나을지 실패할지 모르는 기약없는 수술을 자식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부모의 마음, 13년간 눈만 깜박이지 한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아이를 위해 24시간 숨쉬는 것 조차 체크하고 매일 병원 간이침대 생활하는 그들의 마음을 격어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겪어 본 사람만이 알기 때문에 나라도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에 내가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무대가 아니라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하다 보니 힘들어도 힘이 솟네요. 아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가 이러한 단체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픈 아들 때문이었다. 삼성병원과 제휴를 맺은 것도 아들이 연결고리가 되어준 것. 그런 대형병원과 제휴를 맺다보니 책임감이 남달라졌다.

어느 방송 PD가 티켓 1000장 판매하면 대성공이라고 할 정도지만 현재 이 대회는 6000석 규모의 올림픽 핸드볼 경기장에서 생중계를 통해 3시간 동안 이어지는 첫 대회를 앞두고 있다. 무한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첫 대회라 아직 마케팅이나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긴 하지만 1회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을 계기로 매 회 거듭하며 좀 더 탄탄한 준비를 할 것이고 후원사 유치 등을 통해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세계 최초의 자선 격투 단체의 난치병 소아 기부 경기. 참으로 언밸런스한 조합이지만 이를 통해 모이기 힘든 연예인 셀럽 스포츠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관중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를 통해 왕년에 힘 좀 썼던 선수들이 생계를 위해 평범한 아저씨로 살다가 경기를 위해, 아이들을 돕기 위해 줄넘기를 시작하는 모습들을 보면 아름다운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 경기를 통해 그는 “불경기, 폭염, 80% 이상이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각박한 한국사회에서 평범한 아저씨들이 예전의 가족들끼리 함께 복싱, 씨름, 레슬링 등의 경기를 보며 사람들이 열광했던 그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피가 난무하고 싸움꾼 이미지를 스포츠로 봐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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