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숫자에서 벗어나다

입력 2018-01-16 16:09  


[김영재 기자] 17일 개봉작 ‘그것만이 내 세상’ 김조하 役

“솔직히 (JK필름에 대해서) 고정 관념이 없어요. JK필름이란 말 자체도 몇 년 전에 알았어요.” 지난 2017년 추석, 배우 이병헌은 영화 ‘남한산성’에서 최명길을 연기했다. 그리고 관객을 병자호란의 설전(舌戰)으로 이끌었다. ‘천의 얼굴’이란 이런 것일까. 하관을 가리는 수염과 예스러운 어투로 주화파 최명길을 표현한 그는 무술년 극장가에 전(前)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 김조하를 전달한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형 김조하(이병헌)와 서번트 증후군 동생 오진태(박정민)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번트 증후군이란 사회성은 낮지만, 특정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지니는 증후군을 이르는 말. 두 형제와 더불어 엄마 주인숙(윤여정)이 웃음과 감동을 만든다.

전직 복서, 서번트 증후군, 노모. 누구라고 전개를 예측할 수 있는 설정이다. 여기에 화룡점정이 더해졌다. JK필름이다. ‘해운대’ ‘히말라야’ ‘공조’가 모두 JK필름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야기가 정말 좋았어요. 전체적인 정서가 마음에 들었죠. 남들이 걱정하는 JK필름의 특성이 없었어요. 코미디를 위한 코미디, 신파를 위한 눈물 신이 나왔다면 저 또한 재밌게 읽지 않았을 거예요.”

또한, 그는 “진짜 뻔한 공식의 신파 영화라면 선인장처럼 홀로 산 주인공이 마지막에는 원망과 트라우마를 해소하고, 폭발하고, 터뜨리고 비로소 희망찬 걸음을 걸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끝까지 쓸쓸하게 가잖아요. 그게 좋았던 거 같아요. 선을 넘지 않는다는 것과 맞닿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팡팡 터뜨리면서 사람들한테 시원함을 안겨주진 않죠.”


서번트 증후군을 표현한 박정민의 연기가 ‘그것만이 내 세상’의 백미다. 박정민은 이병헌의 출연이 영화 선택의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함께 형제를 연기한 이병헌은 박정민을 동료라고 생각했다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센스가 좋더라고요. 도에 지나치는 애드리브 없이 센스 있게 잘했어요. 세련됐다고 생각해요. 또 그만한 재능이 있음에도 더 큰 노력을 해요. 철저히 연습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어요.”

영화 ‘레인 맨’을 떠올려보자. 그렇다면 ‘그것만이 내 세상’ 주인공은 오진태가 맞다. 물론 피아노 천재 서번트 증후군을 표현한 박정민의 노력은 눈이 부실 정도다. 하지만 감정의 주축은 형 김조하의 몫이고, 이병헌의 연기는 후배 것 이상이다. “사실 조하는 팔딱거리는 재미와 매력도 있지만, 저한테 크게 와 닿는 것은 쓸쓸함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쓸쓸함이 좋았습니다.”

이날 이병헌은 다른 문답 속에서도 김조하의 쓸쓸함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의 최근작 ‘싱글라이더’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마침 ‘그것만이 내 세상’과 ‘싱글라이더’ 모두 입봉 감독의 데뷔작이다. “두 분 다 그랬어요. 전작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약간 고민스러웠던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선택을 하고 나면 그 순간부터는 선장의 말을 따라요. 그의 색깔과 세계관을 많이 받아들이죠.”

‘남한산성’ 인터뷰에서 이병헌은 관객의 목마름이 ‘싱글라이더’ 출연 배경이었다고 알렸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남한산성’ 역시 새로운 영화를 갈구하는 이를 위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두 작품은 관객과 공명하지 못했다.

“‘번지점프를 하다’가 떠올라요. ‘번지점프를 하다’는 결코 성공한 영화가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그 영화가 얘기되는 것. 아마 그 당시엔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물론 이상적인 건 많은 사람들이 ‘인생 영화’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하지만 소수에게라도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수 있다면, 배우로서 그게 더 소중해요.”

‘그것만이 내 세상’을 향해 대다수는 배우 연기가 연출력을 앞섰다고 평했다. 전자가 감정이라면 후자는 이야기다. 감정이 이야기를 이긴다면 사실 그것은 신파다. 이병헌은 시사 이후 뻔한 공식은 영화사 시작부터 지속됐다고 했다. 디테일이 다른 것이 극장을 찾는 이유라고도 했다. 디테일 다른 공식은 ‘천만 영화’가 될 것인가, ‘번지점프를 하다’가 될 것인가. 영화는 1월17일부터 상영 중이다. 12세 관람가. 손익분기점 210만 명, 순제작비 58억 원.(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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