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육군 창업경진대회 개막…미래의 기업가 '창업 전사'들 모였다

입력 2019-08-20 18:01   수정 2019-08-21 00:38


대한민국 육군 최초의 창업 공모전인 ‘2019 육군 창업경진대회’가 20일 대전 평촌동 KT&G 인재개발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개막했다.

창업을 꿈꾸는 현역 군 장병들이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체계화할 수 있도록 돕고, 부대 내 건전한 창업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육군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와 사단법인 스파크가 주관한다. 지난 2개월 동안 서류 심사와 예선전을 거쳐 557개 팀 중 최종 25개 결선 진출팀이 확정됐다. 25개 팀은 이날 외부 창업전문가들의 멘토링 지원을 받아 사업 아이디어를 가다듬고, 최종 프레젠테이션(PT) 경쟁을 벌였다.

대상 한 팀과 최우수상 두 팀은 육군참모총장상을, 우수상 두 팀은 한국경제신문사장상을 받는다. 입상팀 전원은 올 하반기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창업 프리스쿨’에 참가할 기회를 얻는다. 전역 후 창업을 원하는 입상팀 장병들에게는 시제품 제작, 사업자등록 등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도 해줄 방침이다.

육군 관계자는 “매년 대회 규모를 키워 군의 예비 창업자들에게 기회의 문을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軍생활=시간낭비' 옛말…"낮엔 정예강군, 밤엔 '창업가 꿈' 키우죠"

육군 최초의 창업 공모전인 ‘2019 육군 창업경진대회’는 병사들의 열정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뽐내는 경연장이었다. 육군은 지난해부터 ‘청년 Dream, 육군드림’ 캠페인의 일환으로 각 부대에 취·창업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 8기계화보병사단을 비롯한 7개 부대를 시범부대로 시작해 올해 3월부터는 ‘청년 Dream, 국군 드림’이란 이름으로 전 군으로 확대됐다. 현재 활동 중인 창업동아리는 600여 개, 취업동아리는 260여 개에 달한다.

서욱 육군 참모총장은 “육군은 청년 장병들의 꿈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정부부처, 창업 관련 기관과 협업해 청년 Dream, 국군 드림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창업경진대회가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병영문화 육성과 전투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창업 동아리 속속

육군에서 시작한 ‘드림 프로젝트’는 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청년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5개 목표를 정했다. 5개 목표는 △학업 연장과 역량을 키워주는 육군 △취업의 기회를 높여주는 육군 △인성과 리더십을 키워주는 육군 △건강한 습관을 길러주는 육군 △내면의 가치를 올려주는 육군 등이다.

이 가운데 방점이 찍힌 건 취·창업 지원 부분이다. 장병들의 전역 이후 삶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시범 사업이 시작된 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창업동아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1기갑여단 방공대 소속 이종호 상병은 초보자도 손쉽게 편집이 가능한 영상편집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사물과 상황을 인식해 자동으로 편집 툴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다.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이 상병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패션 디자인을 하면서 예술 분야에 정보기술(IT)을 결합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실감했다”며 “영상편집에 관심이 있는 다른 팀원 둘과 지난 3월 창업동아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기자 부대 소속의 주찬균 상병은 고등학교 친구이자 같은 부대 동기인 엄희승 상병과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술을 활용한 의료용 팔찌를 개발하고 있다. 태그를 하면 개인정보와 함께 의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팔찌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군병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각각 대학에서 빅데이터와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주 상병은 “편리함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군병원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단절’ 우려 해소에 주력

육군이 창업 프로그램을 병영 문화에 이식하려는 것은 징병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고려한 조치다. 인구 급감으로 병력 자원이 줄고 있는 데다 ‘군복무는 시간 낭비’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군과 사회의 단절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서다. 일과 시간 중엔 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받고, 자유 시간이 주어지는 일과 후엔 사회 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골자다.

취·창업 동아리가 활성화되면서 군 생활에 대한 장병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육군 측 설명이다. 가구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제2기갑여단 소속 홍정표 일병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창업을 꿈꿔오다가 육군의 창업 지원을 계기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군 생활은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창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교육용 3차원(3D) 프린터를 개발한다는 이재홍 상병도 “군인 신분으로 당장은 창업이 어렵겠지만 전역 이후에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게 돼 하루하루 보람차다”고 했다.

군에서의 경험이 실제 창업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장병들에게 동기 부여도 되고 있다. 양승찬 스타스테크 대표는 강원 인제군에 있는 제3포병여단에서 복무하면서 동료 장병들과 함께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이원철 대위는 군의관·민간인 의사 동료들과 함께 경구수액인 ‘링티’를 개발했다.

대전=이정호/임락근/이주현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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