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예멘' 29년 만에 다시 분단 위기

입력 2019-09-01 18:19   수정 2019-09-02 01:25

남북으로 갈라졌던 예멘이 통일된 지 29년 만에 다시 갈라질 위기에 처했다. 정부군이 후티 반군을 간신히 제압했지만 정부군을 지원하던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정부군에 맞서면서 전쟁이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군을, 아랍에미리트(UAE)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고 나서 대리전 양상도 짙어지고 있다.

예멘의 임시수도 아덴에선 지난달 10일부터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주도권을 놓고 연일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2015년부터 4년여간 아군으로 후티 반군에 맞서 싸웠다. 후티 반군의 세력이 약해지며 반군과의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 간 잠복했던 갈등이 터졌다.

이들은 예멘 내전이 끝난 뒤 예멘 정부 방향을 놓고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군은 후티 반군을 몰아내고 중앙정부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내전 후 아덴을 중심으로 남부 예멘 자치 정부를 설립하는 게 목표다. 1990년 남북 예멘 통일 이후 북부 예멘이 기득권을 장악하면서 남부는 소외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예멘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예멘 내각의 임시수도인 아덴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내내 무력 공세를 벌였다. 지난달 28일엔 정부군이 아덴에서 우위를 점했고 29일엔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이를 되찾았다. 30일엔 분리주의 세력이 지키던 아덴의 검문소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졌다. 폭발 뒤 분리주의 세력 대원과 불상의 무장조직원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

예멘 내전에는 각 세력을 지원하는 주변국까지 개입돼 이들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UAE가, 예멘 정부군은 사우디가 지원한다. 후티 반군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벌어진 교전에는 이슬람국가(IS) 세력까지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UAE의 전투기가 아덴 부근에서 사우디가 후원하는 예멘 정부군을 폭격해 대규모 사상자가 난 것으로 전해지며, 아덴은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아수라장이 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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