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구성에 밀도 높은 심리 묘사…현대인 초상 그린 영미권 연극 세 편

입력 2019-09-09 17:51   수정 2019-09-10 03:24

1~2년 전 국내 초연돼 호평받은 현대 영미권 연극 세 편이 서울 대학로에서 재연 무대를 펼친다. 잘 짜인 구성과 밀도 높은 심리 묘사 등 영미권 연극의 특성을 살려 현대인의 초상을 정교하게 그려낸 ‘생쥐와 인간’, ‘킬롤로지’, ‘오펀스’다.


‘생쥐와 인간’은 오는 2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 무대에 오른다. 원작은 미국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대표작이다. 미국 대공황 시대에 일자리를 찾아다니다 점점 변두리로 밀려나 시골의 어느 농장에서 일하게 된 젊은이들을 비춘다. 이들의 좌절과 방황, 이루지 못한 꿈, 나아가 연대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지난해 7~10월 초연 당시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을 펼쳐 호평받았다. 둘만의 농장을 꾸리는 것이 꿈인 조지와 레니, 열등감이 깊고 레니에게 반감을 품는 컬리,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고 싶어 하는 컬리 아내 등 현실의 애환을 반영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민준호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대표가 연출을 맡고, 조지 역에 문태유와 고상호, 레니 역으로 최대훈과 서경수가 출연한다.

지난달 31일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킬롤로지’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상연한다. 지난해 국내 초연 당시 충격적인 소재로 큰 화제가 됐다. 영국 작가 게리 오언의 작품으로 현대인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극은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로 인해 소년 데이비가 살해되면서 시작된다.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고 싶은 아버지 알라,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살인을 위한 게임을 개발한 폴이 각각 방대한 독백을 쏟아낸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등 이야기 구조가 독특하다. 데이비 역은 이주승과 은해성, 알란 역은 김수현과 윤석원, 폴 역은 오종혁과 이율이 연기한다.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 중인 ‘오펀스’는 두 작품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작품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세 인물이 만나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고립된 채 살아가는 고아 형제 트릿과 필립, 이들 사이에 끼어든 갱스터 해롤드가 어색한 동거를 하며 점차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재연 무대는 한 캐릭터를 남녀 배우 구분 없이 맡는 ‘젠더프리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김태형 연출가는 “누군가를 격려할 때 여성의 목소리로 하면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여배우 최유하가 트릿, 최수진이 필립, 정경순이 해롤드 역을 맡았다. 남성 배우로는 김도빈과 박정복이 트릿, 김바다와 현석준이 필립에 캐스팅됐다. 박지일, 김뢰하는 해롤드를 연기한다. 공연은 11월 17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