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우 광장 국제중재그룹 대표 "딱딱한 법조계, 음악으로 부드러워졌으면"

입력 2019-10-02 16:55   수정 2019-10-03 00:07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동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리앤코(광장) 국제중재인의 밤’ 행사에서 한 ‘신인 가수’가 데뷔 무대를 가졌다. 매년 이 행사에서 첼로 연주로 분위기를 돋웠던 임성우 변호사(53·사법연수원 18기·사진)가 이날은 테너로 무대에 올랐다. 도니체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유명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을 완창했다. 마침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 총회에 참석차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리프킨 전 IBA 회장을 비롯한 세계적인 국제중재 변호사들은 임 변호사의 열창에 깜짝 놀라며 박수로 환호했다.

국내 2위 로펌 광장의 국제중재그룹 대표인 임 변호사는 2013년 싱가포르 국제중재법원 초대 상임위원을 지낸 국내 중재업계 ‘간판스타’다. 광장은 국제중재분야의 선두 로펌이다. 엘리엇, 메이슨에 이어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게일인터내셔널이 제기한 2조37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줄줄이 정부 측 대리를 맡았다.

임 변호사는 30년간 업무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풀다가 어느새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클래식 전문가가 됐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사법시험 공부를 하던 중 기분 전환으로 옆에 있는 음대 도서관에 가서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클래식 음반을 듣다가 클래식과 사랑에 빠졌다. 지금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연주할 정도로 수준급 첼로 실력을 자랑한다. 여러 성악가에게 벨칸토 창법(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에 많이 등장한 화려한 창법)을 익혔다. 또 10년 넘게 광장의 사내 합창단인 ‘레가토’의 지휘자로서 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임 변호사는 매년 말 열리는 광장의 ‘국제중재인의 밤’ 행사에서 첼로를 켠다. 올해는 처음으로 오페라 아리아를 불렀다. 그는 “중재인이나 법조인이 모인 딱딱한 분위기에 음악 공연을 하면 차가운 분위기가 확 바뀐다”며 “행사 후 참석자들로부터 잘 들었다는 이메일이 여러 통 올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얼마 전엔 클래식 안내서까지 출간했다. <클래식을 변호하다>(예솔)는 일반인도 유튜브로 쉽게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도록 소개한 책이다. 베토벤의 합창 등 교향곡, 월광, 비창 등 피아노 명작의 해석 및 연주 방법에 관한 유럽 최신 해석을 국내에 소개해 음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법과 클래식은 다른 듯 닮았다는 게 임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클래식 연주는 기본적으로 작곡가의 의도를 해석하는 과정”이라며 “입법자의 의도나 계약당사자의 의도를 해석하는 법률가의 경험이 작품 이해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법조인 등 주변인들과 음악을 같이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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