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되찾는 포상관광…동남아 손님 늘고, 중국 손님 돌아온다

입력 2019-10-28 16:14   수정 2020-05-22 16:32

2017년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포상관광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때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포상관광단의 빈자리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단체로 채워지고 있다. 한한령 이후 본격화한 시장 다변화가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조덕현 한국관광공사 마이스실장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3년 전 위기에 빠졌던 방한 포상관광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속 기회 찾은 포상관광시장

한한령 이전까지 방한 포상관광 시장의 ‘큰손’은 단연 중국이었다. 2016년 화제가 됐던 아오란그룹(6000명)의 치맥(치킨+맥주)파티, 중마이그룹(7500명)의 삼계탕파티의 주인공은 모두 중국 포상관광단이었다.

2016년 12만3410명이던 중국 포상관광단은 한한령 조치가 내려진 2017년 1만7279명으로 급감했다. 전체 비중도 48%에서 9%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베이징과 상하이, 산둥, 충칭, 우한 등 일부 지역에 한해 한한령이 해제됐지만 숫자는 2만1709명에 그쳤다.

한한령 이전 이미 업계 안팎에선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포상관광시장 다변화 시도는 한한령 이후에야 본격화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중국 단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시도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생존을 위해서라도 변화는 불가피했다.

시장 다변화 효과는 작년부터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종교와 문화, 식습관 등에서 차이가 큰 동남아시아 단체를 위한 수용태세가 갖춰지면서다. 한한령 이전인 2016년 10만2398명이던 동남아 포상관광단은 지난해 50%가 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15만4187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방한 포상관광시장 내 비중도 2016년 38%에서 지난해에는 62%로 치솟았다.

정익수 한국관광공사 미팅인센티브팀장은 “내년 5월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약 1만1000명의 동남아 포상관광단이 방한할 예정”이라며 “동남아발(發) 훈풍 덕분에 얼어붙었던 방한 포상관광시장이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돌아온 中 대형 포상관광단

한한령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 단체의 방문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 중국 포상관광단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9월까지 이미 지난해 실적을 3배 이상 뛰어넘은 7만4766명이 한국을 찾았다. 특히 대형 단체 관광객 빈도가 크게 늘었다. 지난 2월 신생활기업 1262명을 시작으로 올 9월까지 1000명 이상 대형 단체만 모두 13개가 한국을 찾았다. 이 가운데 2000명이 넘는 단체가 5개다. 지난 9월 말 방한한 옌루위의약과기회사 포상관광단은 중국 전역에서 모두 17여 편의 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3000명이 한날 입국했다. 한한령 조치 이후 3000명이 넘는 인원이 항공편을 이용해 한날 입국하기는 옌루위가 처음이다. 지난 23일 인천과 내년 2월 방한 관련 협약을 맺은 건강식품회사 일용당 소속 8000명 포상관광단 역시 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입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항공기와 크루즈 운항이 금지된 상황에서 대형 단체의 방문이 늘면서 일부에선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정익수 팀장은 “중국 정부가 아직 한한령 해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최근 중국 기업의 방한 관련 문의는 꾸준히 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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