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와그너 CEO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 팝업스토어에 들일 브랜드를 찾고 있었다. 그는 하울팟이 독특한 디자인으로 반려동물용품을 제조하는 브랜드란 점에 주목했다. 하울팟은 작년 말 두 달 동안 봉마르셰백화점 1층 메인홀에 매장을 열었다. 백화점이 VIP 고객에게 보내는 카탈로그에도 포함돼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반려동물용품도 디자인 시대
하울팟이 반려동물용품 명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원가가 비싸 다른 업체가 잘 사용하지 않는 소재로 강아지 소파, 목줄, 옷 등을 생산한다. 소파 ‘하울리’는 강아지가 긁어도 버틸 수 있는 원단과 먼지 알레르기를 막아주는 고급 충전재로 제작된다. 강아지 옷엔 사람의 등산복에 들어가는 원단이 사용됐다. 강아지 소파가 30만원대, 셔츠와 목폴라는 6만~7만원대다. 제품 가격이 일반용품보다 약 두 배 비싼데도 인기다.
디자인도 독특하다. 창업자인 안중근(35)·임동률(34) 공동대표는 각각 홍익대 미대에서 제품디자인과 목조형가구학을 전공했다. 2011년부터 5년간 삼성전자에서 대형 TV, 스피커 등 가전제품을 디자인하다 2015년 개인 브랜드를 갖고 싶어 회사를 나왔다.
삶 속에서 창업 아이디어가 나왔다. 둘은 모두 10년 이상 반려견을 키우고 있었다. 안 대표는 “시중에 있는 반려동물용품이 1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의아했다”며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인 만큼 용품도 명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울팟은 2016년 레드닷 어워즈를 수상했다. 반려동물용품이 수상한 첫 번째 사례다. 디자이너들이 개발한 브랜드로 입소문이 나자 매장 수도 급증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압구정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국내 78개 점포와 프랑스 호주 등 해외 12개국 27개 매장에서 하울팟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작년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부산 애견호텔은 R&D센터로
하울팟은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애견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 힐튼호텔이 운영하는 펜트하우스 ‘아난티코브’에 있는 ‘하울팟 부산케어센터’다. 두 개 층에서 148㎡(약 45평) 규모로 반려견 행동교육자 3명과 미용사 1명이 일하며 호텔 서비스와 반려견 놀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출시한 노즈워크(반려견 후각 발달 훈련) 장난감과 강아지 간식은 부산케어센터 근무자들이 낸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반려견 간식 ‘하울고’는 편의점 CU의 약 4000개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울팟은 회사를 ‘반려동물 용품업계의 짐보리’로 키울 계획이다. 짐보리는 미국 유아동복 브랜드로, 만 5세 미만 유아를 위한 놀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울팟은 이를 위해 벤처캐피털(VC) 등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확보한 투자금으로 케어센터를 추가로 세울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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